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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화학, 이수건설 리스크에 허리 휜다
이수건설 적자 메우려 그동안 3000억원 지원 이수화학도 석유화학 경기 부진으로 고전중 두산그룹의 두산건설 구조조정 전철 밟을까 우려
이수화학, 이수건설에 3000억원 지원했지만 아직도 적자
9월초 이수건설은 2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금리는 연 8.5% 수준이며, 이수화학이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을 맺었다. 사실상의 지급보증이다. 이수건설은 2023년에도 연 8.5% 금리에 8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영구채를 발행한 바 있다. 2023년 당기 순손실이 498억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이수건설은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Sub-prime Mortgage)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인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수화학은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이수건설은 이수화학의 지원으로 2011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하지만 2020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고급 주상복합 브라운스톤 레전드 111억원, 리비아 사업 (Libiya Zentaan 3300 Housing 프로젝트) 290억원, 시에라리온 사업(Kenema-Pendembu Roads 프로젝트) 103억원 등 총 969억원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이에 따라 2020년 매출액은 3310억원인데, 무려 17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 실적도 안 좋은데, 과거에 쌓였던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냈기 때문이다.
이수화학은 그동안 유상증자를 통해 2009 ~ 2021년 서초구 반포동 사옥 매각 대금 599억원을 포함, 총 3060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수건설은 여전히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2023년에는 매출 총이익이 100억원 적자로, 공사 원가도 건지지 못했다.
이수건설, 강원 양양과 충남 아산 프로젝트에서 덜미
이수건설은 2022년 경기도 동두천 ‘브라운스톤 인터포레’, 의정부 ‘브라운스톤 리버뷰’, 부천 ‘브라운스톤 여월’ 분양을 끝으로 더 이상 분양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이수건설이 발목이 잡힌 곳은 강원도 양양에 짓고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이하 생숙)이다. 총 230실 규모로 짓고 있는데, 책임준공 확약이 포함됐으며, 미이행시 채무 300억원을 인수해야 한다. 올해 9월 현재 공정률은 22%에 불과하다.
충남 아산 탕정 지구의 오피스텔 (브라운스톤 갤럭시. 844가구)도 난제다. 2022년 분양 당시 분양률 60%로 미분양이 발생했다. 2023년 9월 준공됐는데 이수건설은 중도금 대출 213억원에 지급보증을 섰다.
이수화학, 글로벌 석유화학 경기 악화로 고전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 이수화학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되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낮췄다. 글로벌 석유화학 경기가 나빠지면서 2023년 매출액은 1조3816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4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는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하지만, 규모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그동안 석유화학 제품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이 코로나 기간중 대규모 설비 확충을 통해 순(純)수출국으로 바뀌었고, 내수 부진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입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수건설의 부실이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이수화학 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라며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해 두산그룹의 부실을 메워주고 매각한 것과 비슷한 행태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