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업계동향

무신사 조만호 대표의 각별한 부동산 사랑

한남타워는 프리미엄 오피스에서 Senior Housing 방향 전환 성수동은 오피스 포함된 복합 시설 개발 진행 조 대표가 100% 주주인 라펠이 주요 창구, 차입금 급증

2024-10-11 08:13:08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패션 대기업으로 성장한 무신사(MUSINSA) 조만호 대표의 부동산 사랑이 남다르다. 신발에서 출발해 의류, 패션, 화장품까지 진출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조만호 대표는 2020년 부동산 임대 및 투자회사인 ‘라펠’(지분율 100%)을 설립해 다양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2022년부터 개발 목적으로 매입한 토지의 가격이 높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남동 한남타워, 고급 주거 → 프리미엄 오피스 → 시니어 하우징

서울 용산구 한남동 730번지에 위치한 한남타워 (아파트와 오피스텔. 대지 면적6,673 ㎡, 약 2018평)는 원래 고급 주거인 ‘한남 힐데스하임’으로 리모델링하는 계획이었다. 이후에는 시행사 에이치디산업개발이 지하 5층~지상 5층의 VIP 전용 프리미엄 오피스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인근 고급 주거 단지인 ‘나인원 한남’을 겨냥한 것이다. 2023년에는 에프콧한남SPC가 에이치디산업개발 지분 100%를 인수했다. 에프콧한남SPC의 대주주는 지분 90%를 보유한 라펠이다. 에프콧(Epcot)은 월트 디즈니(Walt Disney)가 1982년 국제 문화와 기술혁신을 주제로 개장한 테마파크이며, 조만호 대표는 여기에서 이름을 따왔다.


조만호 대표는 프리미엄 오피스를 포기하고, 시니어 하우징 (Senior Housing)으로 방향을 바꿨다. 고급 주거단지로 자리잡은 한남동에 프리미엄 오피스는 수요가 없다고 판단해, ‘나인원 한남’에 맞춰 시니어 하우징이 적합하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시공사는 포스코이앤씨가 거론되고 있다. 시행사 지분을 인수하면서 관련 부채도 모두 넘겨받았고, 개발이 지연되면서 이자비용이 커졌다. 라펠은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에서 200억원을 단기로 빌려 에프콧한남SPC를 통해 에이치디산업개발에 지원했다. 


부동산 개발 업계 관계자는 “한남동의 프리미엄 오피스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아, 최근 부각하고 있는 시니어 하우징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라며 “도심 한복판의 시니어 하우징 수요가 얼마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브릭스 인베스트먼트는 이에 대해 "올해 6월 남산 고도지구 제한이 완화돼 높이 제한이 20m에서 28m로 높아져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프리미엄 오피스보다는 고급 주거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하에 시니어 하우징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성수동에서는 오피스 포함 복합시설 개발…라펠은 차입금 증가로 자금부담

MZ세대에게 ‘성수동 = 무신사’로 불리고 있으며, 무신사 스토어는 성수동2가에 몰려 있다. 조만호 대표는 여기서 약간 떨어진 성수동1가 27-4번지 일대에 오피스가 포함된 복합시설을 개발하기 위해 에프콧성수SPC를 2022년 5월 설립했다. 회사가 아닌 개인 차원에서 개발 프로젝트에 나선 것이다. SPC 주주(우선주 포함)는 조만호 대표 35.7%, 브릭스 인베스트먼트 24.2%, 라펠 22.9% 등이다. 브릭스 인베스트먼트는 조만호 대표와 야놀자 이수진 대표가 공동 투자한 부동산 투자 자문사이다. SPC는 토지 매입을 위해 441억원을 차입했다. 

라펠은 제주에도 ‘에프콧’ 브랜드를 기획하고 있으며, 이미 ㈜에프콧제주 지분 50%에 30억원을 투자했다.


한편 라펠은 개발 프로젝트의 자금 지원을 위해 단기 차입금이 2022년말 223억원에서 2023년말 523억원으로, 장기 차입금은 42억원에서 120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강남종로학원 교대점에서 106억원을 2026년4월 만기로 빌린 점이 눈에 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서 각각 200억원을 대출 받았는데, 조만호 대표가 보유한 무신사 주식이 담보로 맡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