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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리테일, 강남역 복합쇼핑몰 리츠로 넘긴다
신규 설립 리츠에 매각...리츠 규모 1936억원 불황인 소매.서비스 위주 입점... 시장 매각 실패
이랜드리테일이 보유 자산을 새롭게 설립하는 리츠(REITs)에 매각한다. 시장 매각을 시도했지만 매각이 불발되자 결국 리츠에 넘겨 유동화에 나선 것이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강남대로 변에 위치한 자사 소유 강남 e스퀘어를 매각할 예정이다.매수처는 '이리츠코크렙제1호위탁관리자부동산투자회사'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17일 국토부에 ‘이리츠코크렙제1호위탁관리자부동산투자회사’의 영업 인가를 신청했다. 총 사업비 규모는 1936억 원으로 강남 e스퀘어 투자를 사업 내용으로 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이랜드리테일과 함께 만든 기업구조조정 리츠(CR) 이리츠코크랩의 자산운용사다.
2016년부터 매각 시도했지만 불발
강남 e스퀘어 빌딩은 이랜드의 주력 SPA 브랜드 스파오를 비롯해 로엠, 후아유, 미쏘, 슈펜 등의 브랜드가 다수 입점해 있다. 이랜드그룹이 강남 상권에 진입하는 교두보 역할을 했던 복합 리테일몰이지만 그룹의 재무 위험이 커지자 지난 2016년부터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당시 건물의 이름은 점프밀라노빌딩이었다.
이랜드리테일은 2010년 중반을 넘어서며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 그룹의 덩치를 키운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확장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회사는 자구 노력에 나서며 자산 매각에 나서 지난 2018년에는 대구 동아백화점 본점을 비롯한 5개 리테일 자산을 매각해 1500억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남 대로변에 있는 이 자산도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최근에도 다시 매각에 나섰지만 끝내 무산됐다.
지난해부터 서울 주요 도로변 상권의 매출이 코로나 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강남 상권의 경우 서비스와 소매업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강남권 소매업 매출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CUSHMAN&WAKEFIELD)는 분석했다. 강남 e스퀘어가 소매와 서비스 업종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건물의 전체적인 가치와 임대 수익이 지금보다 좋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초 평가보고서에서 “강남 e스퀘어, 호텔 등 부동산 매각 대금으로 과도한 채무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었으나, 매수자들의 자금조달 이슈로 최종 결렬돼 단기간에 성사될지 불투명해졌다” 지적했다.
결국 리츠 만들어 유동화
그동안 이랜드리테일은 보유 자산을 이리츠코크렙에 매각하고 배당금을 받으면서 이리츠코크렙을 현금 유동성 조달 창구로 이용해왔다. 현재 이리츠코크렙이 보유한 5개 자산의 임대 가능한 면적 모두를 이랜드리테일이 장기로 책임 임차하고 있다. 결국 이번에도 리츠를 만들어 리테일 자산의 유동화에 나선 것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계열 리츠에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기업들이 이용하는 방법이지만 안 팔리는 자산을 떠넘기는 형태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자산의 효율적 활용이 아닌 유동화 수단으로만 사용되는 것은 해당 기업과 리츠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