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업계동향

지방 PF 사업 구조조정 나선 롯데건설

대전 도안지구 오피스텔 개발 사업에서 후순위 대출 갚고 철수 내부적으로 사업성 평가해 브릿지 대출 단계에서 손절 단기 손실 감수하고 장기적인 재무 건전성 확보

2024-11-05 08:37:15이현중hj.lee@corebeat.co.kr

과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 채무와 재무 리스크에 시달리던 롯데건설이 최근 일부 지방 사업장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하면서 대주단을 비롯한 개발 사업 참여 기관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단을 결정한 지방 사업장들이 개발 초기 브릿지론 단계로, 롯데건설은 단기적인 손실을 감수하고 장기적인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지방 프로젝트 사이에 사업성 격차가 커지는 가운데 사업 중단이 불거진 만큼 지방 개발 시장 자금 조달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대전 도안지구 35BL 사업에서 시공권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지했다. 오피스텔 및 생활 시설 등 복합 시설을 짓는 이 사업은 총 사업 규모가 약 2800억 원이다. 롯데건설은 사업 주체인 PFV(도안미래홀딩스)에 30억원을 대출해주고 후순위 대출 305억원에 대한 자금보충 약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2021년 1000억 원의 브릿지 대출을 일으켜 토지를 매입하며 시작된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고, 기존 브릿지 대출의 만기를 계속 연장하며 금융 비용만 커졌다. 9월말 브릿지 대출의 만기가 오자 롯데건설은 후순위 대출의 보증 채무를 상환하고 사업에서 빠졌다. 그 결과 브릿지 대출의 만기연장이 어려워져, 기한이익 상실(EOD) 상황에 직면했다. 롯데건설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대주단의 만기연장 및 추가 자금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다.


비슷한 상황은 전주 대한방직 부지 개발 사업에서도 발생했다. 롯데건설은  후순위 대출 1000억 원의 자금보충 약정(보증채무)을 이행하면서 사업을 포기했다. 롯데건설은 보증 계약대로 사업 시행사인 자광의 대주(貸主)에게 1000억 원의 채무를 상환했다. 사업을 정상대로 추진하기보다 사업장 정리를 택한 것이다.  


롯데건설이 사업 중단을 선언한 두 프로젝트는 주거와 상업 시설이 혼합된 복합 시설이다. 도안지구가 위치한 대전은 공공기관이나 IT 중심의 중소기업이 많아 소득 수준이나 주택 수요가 수도권보다 낮다. 전주 인구(63만명)는 대전(144만명)보다 훨씬 작다. 대전과 전주 모두 수도권에 비해 사업성이 낮고, 리스크가 더 크다. 


이런 지역적 한계 속에 롯데건설이 사업을 중단한 이유는 지방 주거 시장의 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수주 잔고 가운데 주택 사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롯데건설은 대전과 전주와 같은 지방 도시의 주택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은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이다.  

지방 개발 사업에서 시공사 역할은 시공 그 이상이다.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이고, 특히 PF개발 사업에서는 시공사의 재무 안정성과 신뢰성이 대주단의 자금 지원을 비롯한 사업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한 시장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빠진 자리를 대신할 대체 시공사 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이제 지방 개발 사업의 경우 대주단이 상위 10개 시공사 정도만 선별해 자금을 댈 것이고 개별 프로젝트의 사업성도 더 꼼꼼하게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