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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사의 책임준공 확약 손해배상 범위

신탁사와 대주단 갈등으로 관련 소송 급증 책임준공 확약이 대주단 PF대출 결정에 미친 영향에 따라 결정 전망 사전에 손해배상 책임 사유와 범위 명확히 규정해야

2024-08-20 08:09:12

백나눔 법무법인 호암 변호사

중앙대학교 법학 전문 대학원 9기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정치학부(2009-2010) 부동산 개발 사업 관련 법률 자문 민사.형사.공공 분야 소송 업무 수행 사회복지법인 행복창조 감사

핵심요약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증가하면서 관련 분쟁이 급격히 증가 핵심은 신탁사의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 대주단은 신탁사가 PF 원리금 전액 부담 요구 신탁사는 준공 기한 넘겨서 발생한 손해만 배상 주장 신탁사 책임 범위 규정한 판례는 아직 없음 시공사의 책임준공 확약 의무 다룬 2015년 9월 대법원 판결 주목 필요 책임준공 확약이 대주단 PF 대출 결정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쳤다면 배상 책임 발생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관련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시공사의 공사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분쟁 대상이 책임준공을 확약한 부동산 신탁회사로 확대되는 추세다.


분쟁의 핵심은 신탁사가 신용도가 낮은 시공사를 대상으로 건설 공사의 책임준공을 약속하는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이다. 책임준공 확약을 받은 시공사의 70%는 시공능력 100위권 이하 업체이며 2022년 9월말 기준 참여 시공사의 21%가 시공능력 500위를 밑돌 정도다. 건설 경기가 좋을 때는 책임준공 확약 이슈가 크게 불거지지 않았지만,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고금리 장기화 및 건축비용 급등으로 책임준공 기한을 맞추지 못하는 사업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PF 대주단은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 계약에 따라, 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PF대출 원리금 100%를 대신 갚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신탁사는 대출 원리금 전액이 아니라 준공 기한을 넘기면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만 보상하겠다며 대립하고 있다.


신탁사의 책임 범위에 대한 법원 판결 사례는 아직 없지만, 의미 있는 판례가 있다.

2015년 9월 선고된 대법원 판결(2014다75349 판결)은 호텔 및 콘도미니엄을 신축하는 A 시행사가 B 대주단으로부터 1300억 원 규모의 PF 대출을 받은 사안을 다룬다. A 시행사는 C 시공사의 책임준공 확약을 근거로 대출을 받았다. B 대주단은 A 시행사가 준공기한을 못 지키면, C 시공사가 책임지고 공사를 끝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A 시행사는 공사를 완공하지 못했고, B 대주단은 C 시공사에게 대출 원리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 판결의 주요 쟁점은 C 시공사의 워크아웃이 개시될 때 책임준공 확약이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상 신용공여, 즉 금전적 가치를 갖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책임준공 확약에 대해 불이행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담보적 기능을 인정해 신용공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책임준공 확약 및 이를 기초로 하는 손해배상 채권은 출자 전환으로 소멸했다고 본 것이다.


여기서 눈 여겨 볼 점은, 책임준공 확약은 대출원리금 상환의무를 실질적으로 담보한다는 법원의 해석이다. 대법원의 판결 논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C 시공사는 책임준공 확약을 통해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책임과 비용으로 공사를 완료할 의무를 부담한다. 둘째, C 시공사의 책임준공 의무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 채권이 성립하기 때문에 책임준공 확약은 중요한 담보 역할을 했다. 셋째, B 대주단이 PF대출을 실행한 이유는 A 시행사의 신용이 아닌, C 시공사의 신용도와 시공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넷째, C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채권으로서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면 A 시행사의 채무도 소멸한다. 결론적으로 C 시공사와 A 시행사의 대출원리금 상환의무를 보증채무와 유사한 성격으로 봤다.


이 판례는 현재 불거지고 있는 신탁사의 책임준공 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신탁사의 책임준공 확약이 PF 대출 실행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에 따라 손해배상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탁사의 책임준공 확약이 PF대출의 핵심적 역할을 했다면, 손해배상의 범위가 PF 대출 원리금 전액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즉, 신탁사의 손해배상 범위는 신탁사의 책임준공 확약이 PF대출 결정의 핵심이었는지, 아니면 부수적 담보 역할을 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앞으로 이런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 계약을 체결할 때, 이해 당사자들이 사전 협의를 통해 손해배상 책임 발생 사유와 범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