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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드 호텔 매각, 글로벌 투자자만 풀 수 있는 복잡한 퍼즐

밸류애드 전략이 문제 풀 핵심 능력

2024-12-06 08:45:06이현중hj.lee@corebeat.co.kr

핵심요약

DL그룹, '글래드' 호텔 자산 3곳 매각...GIC,KKR, 블랙스톤 등 글로벌 투자자만 관심 DL그룹 개발 브랜드 '글래드'...브랜드 가치가 낮아 매력적이지 않고 시장 인지도도 떨어져 매수자는 호텔 운영사 브랜드, F&B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DL그룹 오너 결정이 거래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매물로 나온 DL의 글래드 호텔 자산

DL그룹이 운영하는 '글래드(GLAD)' 호텔 자산 매각에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이 인수 의향을 보였다. 글래드라는 호텔  브랜드가 DL그룹이 자체 개발한 브랜드로 경쟁력이 떨어져 매수자는 새로운 호텔 운용사를 찾아야 하는 등 개별성이 강한 호텔 자산을 거래하는 난이도가 높은 매매라는 평가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이 운영하는 ▲글래드 여의도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메종 글래드 제주 등 글래드호텔앤리조트가 보유한 전체 호텔 자산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난이도 높은 거래... 새로운 오퍼레이터가 매입 전략에 관건

외국계 대형 펀드만 관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접근하기 어려운 매물이다. 먼저 흩어져 있는 위치가 부담이다. 서울(여의도, 강남)과 제주도로 떨어져 있어 한꺼번에 매입이 어렵다. DL그룹이 자체 개발한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인 '글래드'도 원매자의 관심을 끌기에는 한계가 있다. 브랜드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 매력으로 다가가기 어렵다고 시장 인지도도 높지 않아 충성도가 높은 고객 층도 없다.  


호텔은 입지 별로 상품의 개별성이 강해 매입자는 3개의 자산의 투자 가치를 개별적으로 분석해야 하고 각 입지별로 운용 전략도 따로 마련해야 하는 등 매수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 


3개 자산을 모두 매수한다면 개별 자산의 운영자를 따로 가져가는 게 좋을지,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하는 게 시너지 효과 면에서 나은 지 등 어떤 운용 전략을 구사하는 지에 따라 자산의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매수자 마다 전략이나 가격 등에서 차이가 클 수 밖에 없어 시장은 관심을 가지고 거래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 


매수자는 기존 자산을 단순히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리모델링하거나 브랜드를 교체하고, 시설 및 서비스 개선을 통해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밸류애드(Value-add) 전략을 실행하려면 상당한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하다. 


여러 복잡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하는 난이도가 높은 거래로 평가되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마스터리스(Master lease) 계약이 없어 매수자는 호텔 운영사 브랜드나 F&B(식음료) 운영 등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편할 수 있다. 사실상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어, 모든 것을 새롭게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다만, DL그룹 오너의 결정이 거래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매각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도 배제할 수 없다. DL그룹은 2010년대 들어 호텔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확대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건설경기 침체로 신규 지점 개발이 어려워지자 비핵심자산으로 판단해 매각을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3개 자산의 총 매각 가치를 6000억 원~7000억 원으로 보고 있다. 여의도 DL호텔은 국회의사당과 인접해 있고, 금융 중심지로 외국인 비즈니스 관련 수요가 많다. 인수 의향을 내비친 곳으로는 싱가포르투자청(GIC), KKR, 블랙스톤, SC캐피탈파트너스그룹 등 외국계 대형 투자자들이다. VIG파트너스, 보고펀드 등 국내 사모펀드들도 거론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호텔 거래 트렉레코드가 없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이번 거래에 나섰는지 시장은 유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