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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미 국채 금리 상승세...상업용 부동산 자금 조달 상황 악화 우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 4.7% 육박 트럼프 2기 행정부 고관세·감세 정책으로 금리는 더 오를 듯 가뜩이나 사상 최대 규모 국채 발행 계획된 한국은 더 걱정

2025-01-08 08:58:11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미국 국채 금리의 오름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시장 금리 상승 압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우리나라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발행이 계획돼 있어 향후 시장 금리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 상황이 개선되고 자금조달 금리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채권시장에서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6.9bp(1bp=0.01%포인트) 오른 4.68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달간 약 0.5%포인트나 오르며 작년 4월 이후 8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이날 장중 한 때 4.699%까지 오르는 등 4.7%까지 근접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 국채 금리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 가격의 추가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국채 매도에 나서고 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국채 가격은 떨어진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 3차례에 걸쳐 5.25~5.50%였던 기준금리를 4.25~4.50%으로 1.0%포인트 인하했지만 시장 금리는 오히려 거꾸로 오르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달 20일 출범하면 국채 금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고율의 관세 부과와 감세 정책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렇게 되면 미국내 수입품 가격이 높아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감세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재정적자가 늘어나게 되고 이를 메꾸기 위한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미 연준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올해 4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는데 12월에는 금리인하 횟수가 2차례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올들어 월가에서는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가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연준이 양적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을 지속하고 있는 점도 시장금리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QT는 금리 인상과 함께 연준이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정책이다. 대차대조표 축소 또는 총자산 축소라고도 불린다.


연준은 국채나 금융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만기 전에 매각하거나 만기가 돌아왔을 때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한다. 시장에 국채 공급이 늘어나므로 국채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할 뿐만 아니라 시중의 유동성이 줄어들어 시장 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르게 된다.


연준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에 대응해 양적완화(QE·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펴다가 2022년 6월 이후 스탠스를 바꿔 QT를 시행해왔다. 이에 따라 연준의 총자산은 2019년 8월까지 3조8000억 달러를 밑돌다가 2022년 6월 9조 달러를 육박하는 수준까지 증가한 뒤 작년 12월말 현재 6조8000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월가는 연준이 최소한 올해 2분기말까지 QT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올해 110조~120조 국채 발행 계획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여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작년 9월 연준이 피봇에 나서기 전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2%포인트였지만 지금은 1.5%포인트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국채 발행이 계획돼 있어 시장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가 확정한 ‘2025년 국고채 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고채 총발행 한도는 197조60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순발행 한도만 80조 원이다. 또 20조 원 규모의 원화 외평채까지 계획된 데다 10조~20조 원의 추경까지 추진되고 있어 총 110조~120조 원의 국채가 발행될 예정이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시장에 유동성이 부족해 브릿지론과 PF 금리가 선순위 기준으로 7, 8% 수준까지 올랐다”며 “올해 시장 금리가 오르면 자금 조달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