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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액티스, 국내 첫 Life Science 투자 나선다

올해 국내 대형 의료/바이오 기업과 병원 및 R&D센터 건립 추진 자본금 1500억원 투자, PF대출 포함시 5000억원 넘는 프로젝트 생명과학 분야 투자 앞선 인도 사례 벤치마크

2025-01-31 08:52:25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국내 데이터센터(DC) 시장을 개척해 성공을 거둔 영국계 투자회사 액티스(Actis)가 올해는 생명과학(Life Science) 분야 투자에 나선다. 국내 바이오 및 의료 관련 기업들이 병원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여기에 재무적 투자자(FI)가 참여하는 것이다.


그동안 벤처 캐피탈(VC)들은 바이오 기업의 R&D 비용을 자본 형태로 투자했는데,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과 시장 금리 상승 이후 사실상 투자가 끊긴 상태다. 부동산 투자 업계는 액티스의 새로운 영역 개척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 액티스, 인도의 성공 경험을 한국에 이식한다

인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376개 제약 및 바이오 위탁 개발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정부 지출 확대와 보조금 지급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로 인해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3%에 달해,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약 4270억 달러(약 60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뭄바이(Mumbai), 벵가루루(Bengalulu) 등을 중심으로 존슨앤존슨, 화이자, 노바티스, BMS 등 글로벌 제약회사의 생산 및 연구시설이 클러스터를 형성하며 밀집돼 있다. 


액티스는 수년 전부터 인도의 생명과학 분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이러한 성공 경험을 한국 시장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도 고령화 여파로 헬스케어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으며, 연구실, 제약 및 의료 관련 시설 투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잠재성은 높지만, 시장 투명성 부족을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민간 자본의 대규모 투자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25년 상반기까지 복합 메디컬 센터 건축 위한 투자

액티스는 올해 국내 대형 바이오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병원과 R&D센터, 헬스케어 레지던스를 포함한 복합 메디컬 센터를 수도권에 짓기 위한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부지는 약 4만평 규모이며, 투자금은 약 1억1000만 달러(약 154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액티스는 프로젝트 안정성을 위해 총사업비의 30% 이상을 자기자본(Equity) 형태로 투자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포함한 전체 사업 규모는 5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와 마찬가지로 생명과학 분야도 상당한 운영(operation) 노하우가 필요하다. 의사와 환자의 동선을 감안해 설계하고, R&D 장비 활용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 바이오 및 제약회사들은 자체 R&D센터를 구축해 운영해 왔으나, 충분한 투자를 통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를 달성하지 못했다. 삼성바이로직스, 셀트리온 등 대기업들은 외국 제약사에 납품하는 위탁생산(CDMO)에 집중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투자자가 한국의 복합 메디컬 센터 개발에 투자한 것은 처음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한국도 민간 투자금이 병원과 바이오 R&D 분야로 유입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