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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북미 법인 오피스 투자 펀드, 삼중고에 휘청

원-달러 환율 상승, 대출 금리 급등, 매각도 안돼 하나대체, 2020년 초저금리 시기 1053억원에 인수 일반 공모 430억원, 배당금 1년째 전액 유보

2025-04-29 08:26:08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삼성전자 북미 법인 오피스에 투자한 부동산 펀드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020년 초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최대한 일으켜 인수했으나, 급격한 원-달러 환율 상승과 대출 금리 상승으로 투자자 배당금을 1년째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운용사는 2024년부터 미국에서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오피스 시장 유동성 부족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매수자를 찾지 못해 포기했다.


오는 10월 대출 만기를 연장할 때, 상당한 금리 상승이 불가피해 일반 투자자 배당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4월이 펀드 만기여서, 만기연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나대체, 삼성전자 북미 법인 오피스 인수...LTV 62%로 최대치

하나대체자산운용(이하 하나대체)은 2020년 10월 ‘하나대체투자 미국부동산투자신탁1호’를 설정해 미국 텍사스주(州) 달라스(Dallas)에서 삼성전자 북미 법인이 100% 책임 임차하는 오피스(Legacy Central 4)를 885만 달러(약 1053억원. 부대비용 포함시 1105억원)에 인수했다. 

임대차 계약 만기는 2030년 1월말이며, 연간 임대료는 464만 달러로 매년 2.2% 인상하는 구조다. 

하나대체는 인수 당시 하나은행, 우리은행 미국 법인에서 담보인정비율(LTV) 62%를 적용해 5년 만기 담보대출 5500만 달러(654억원. 금리 연 2.9%)를 받았다. 


2023년 10월까지는 배당 수익율이 연 5.3~5.7%를 유지했으나, 2023년 11~2024년 4월에는 연 1.3%로 급격히 떨어졌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투자자 배당금 지급은 유보됐다.



환율 상승, 대출 금리 상승에 휘청...2024년부터 매각 시도했으나 실패

하나대체는 2024년 4월 배당금 전액 유보를 공시했다. 환헷지 계약 체결 당시 원-달러 환율이1098원이었으나, 2025년 11월 만기에 1350원으로 연장하면 약 85억원의 정산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모 펀드에 투자한 개인들의 추가 출자가 어렵기 때문에, 배당금을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서고 있어 정산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두번째 장애물은 11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담보 대출의 연장이다. 기준 금리는 2020년 매입 당시 0.25%에서 현재 4.5%까지 올라서, 대출금리는 최소 6%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 펀드의 만기는 2026년 4월이다. 하나대체는 최근 “2024년 2분기부터 선제적인 매각을 추진했으나, 시장 상황 악화로 현재는 매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대출 만기 연장 또는 신규 담보 대출 전환 이후 시장이 안정화되는 시점에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공시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00% 임차하고 있지만, 미국 오피스 시장이 개선되지 않아서 매각이 어렵다”며 “내년 4월에 펀드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