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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 생숙 중도금 대출 채무 571억원 인수

시행사-수분양자, 매출 분배 기준 변경으로 갈등 수분양자는 소송 진행 이유로 중도금 납부 거부 건설사의 중도금 대출 채무 인수 리스크 커질 전망

2024-09-09 08:00:32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 이하 생숙)을 둘러싼 갈등이 건설사의 채무 인수 리스크로 현실화되고 있다. 생숙 분양자들은 원래 주거용이 아닌데, 마치 주거용인 것처럼 허위 분양했다는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수분양자가 주거가 허용되지 않는 숙박시설임을 시인했으나, 이번에는 숙박 이용료 이익 배분에 대한 소송도 제기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분양 당시 중도금 대출의 연대 보증을 섰는데, 수분양자와 시행사간 소송이 진행되면서 건설사가 대신 물어주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생숙 관련 집단 소송은 최소 50여건이며, 중도금 또는 잔금을 내지 않을 경우 건설사들의 채무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신세계건설, 부산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 중도금 대출 채무 인수

신세계건설은 8월27일 “빌리브 패러그라프 중도금대출의 수분양자와 대주간 소송 등으로 미(未)상환된 일부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인 자격으로 571억원의 채무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연대보증 총액은 1338억원인데, 이 가운데 571억원을 인수한 것이다. 빌리브 패러그래프는 신세계건설이 지하 5층 ~지상 38층, 284세대 규모로 지은 고급 레지던스이며, 2024년 4월 준공됐다. 2020년 6월 분양 당시, 평균 경쟁률 38.8대 1(최고 266대 1)을 기록하며 인기가 많았다. 



생숙 개발 시행사는 지난 3월 위수탁업체와 맺은 계약내용 변경을 수분양자들에게 통보했다. 수분양자들은 “당초 계약서에는 레지던스를 숙박업으로 운영해 발생한 매출의 50%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순수익의 70%로 계약 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수분양자들은 이를 이유로 중도금 대출 상환을 거부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중도금을 먼저 갚고, 나중에 분양대금으로 회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재 시세는 분양가 이하로 떨어졌다. 시행사는 소송에도 불구하고 위탁 운영회사를 SLP에서 핸디즈로 변경했으며,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편, 신세계건설은 7월말에도 연대보증인 자격으로 경기도 구리 갈매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들의 중도금 대출 162억원의 채무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수분양자 일부는 지난 5월 “분양 계약서에 기재된 면적과 실제 면적이 다르다'며 분양 대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한 상태다.


생숙 수분양자와 시행사 갈등으로 건설사 채무보증 부담 커져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생숙 관련 집단 소송이 최소 50여건, 소송 인원만 3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으로, 마곡 롯데 르웨스트 수분양자 416명이 2024년 4월 마곡마이스PFV와 롯데건설, 분양대행사를 상대로 “분양 당시 롯데건설 등이 전입 신고와 실거주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며 분양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시와 강서구청은 르웨스트 용도를 생숙에서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변경계획을 승인해, 수분양자들은 한숨을 돌렸다. 마곡마이스PFV의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 금액은 7300억원에 달해, 서울시의 용도 변경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를 전액 떠안아야 하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부산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이미 정부의 오피스텔 전환 유예 기간(2023년 10월)도 지났고, 복도와 주차장 등 주거시설 요건도 갖추지 못해 숙박 시설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생숙 분양대금은 대부분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 납부로 구성돼 있으며, 건설사들은 중도금 대출의 연대보증을 서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중인 생숙의 수분양자는 대부분 중도금 및 잔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건설사들의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 채무가 급격히 늘어나, 유동성 위기를 겪는 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