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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2027년까지 57개 부동산 내다 판다

부동산 매출 비중 정점 대비 3분의 1로 위축 신규 프로젝트 전면 중단...수익성 낮은 임대 빌딩은 매각 '올인'하는 해외사업 전초기지 '터키'… 3년 동안 1000억원대 증자 완료

2024-11-22 08:42:31이현중hj.lee@corebeat.co.kr

지난 10여 년 동안 부동산에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쳤던 KT&G가 변화의 기로에 섰다. 사업 구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 끝에, 부동산 분야를 줄이고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최근에는 분당타워를 매각한 데 이어 을지로타워까지 시장에 내놓으며 부동산 자산 축소에 본격 나섰다.


25일 KT&G의 2024년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85억 원, 1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56%, 87% 줄어든 반면, 담배 부문은 매출은 1조 47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330억 원으로 증가율이 23.6%에 달했다. 특히 해외 담배 사업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둬 매출이 41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5%나 증가, 2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대 이미 끝났다

실물 부동산 투자와 보유 토지 개발에 나선 2015년 이후 KT&G의 부동산 개발 사업은 확장일로였다. 스타필드 수원(지분 50% 투자), 분당과 과천 지식산업센터, 청라의류복합타운 개발사업, 수원∙대구∙안동 주택분양 사업 등이 대표적 투자다. KT&G 대치, 서대문, 세종을 비롯해 오피스 임대업도 하고 있다. 

부동산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13%로 정점을 찍은 2021년 이후 내리막 길이다. 2024년 상반기 4.6%까지 떨어져 3분의 1 수준으로 위축됐다. 일부 지역의 개발 사업이 지연되고 있고 기대보다 더딘 부동산 경기 회복이 영향을 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는 연초 7049억~7077억 원 정도로 추정했던 부동산 사업 관련 매출을 3595억~3620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영업이익 또한 연초 제시한 779억~783억 원에서 49억~53억 원으로 대폭 낮췄다.  


부동산 분야  포트폴리오 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신규 프로젝트는 전면 중단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임대 빌딩은 매각할 예정이다. 영업과 관련성이 낮은 부동산과 유휴자산도 매각 대상에 올렸다. 올해부터 4년 간 매각대상에 포함시킨 부동산이 57개에 달한다. 


최근에도 KT&G 분당타워 매각을 완료해 500억 원 정도 차익을 실현했다. 분당타워는 연면적 2만3823.79㎡(7206.66평)으로 분당선 서현역에서 도보 2분 거리다. 


현재 매각을 검토 중인 자산은 중구 초동 106-9번지의 KT&G을지로타워다. 연면적 1만8188㎡(5511평)의 오피스 빌딩으로 을지로 3가 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다. 


서울 강남권역에서 오피스 매물이 늘어나는 가운데, KT&G가 보유한 강남 지역 빌딩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강남은 서울의 주요 상업 중심지로, 고급 오피스 빌딩과 상업 공간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지만, 최근 매물이 쌓이면서 시장 상황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KT&G가 강남에 보유한 빌딩으로 강남구 테헤란로 98길 8에 위치한 KT&G 대치타워가 있다. 연면적 2만 654m²(6247평)로 삼성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다. 역시 삼성역 인근에 있는 KT&G타워도 시장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연면적이 7만 2134m²(2만 1820평)에 달한다.


자원을 어디에 쓸까…해외 사업 확장에 '올인'

자산 매각을 통해 2027년까지 확보할 약 1조원 가량의 현금은 본업인 담배사업에 투자된다. 규제강화, 금연운동 등으로 성장 정체기인 국내가 아닌 해외에 자원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시설투자의 상당 부분은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터키 등 해외 신공장 건설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2023년 카자흐스탄에 착공한 공장은 유라시아 공략의 중요한 발판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거점으로, 이 지역을 통해 유라시아의 입지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의 전초기지는 터키로, 지난 3년 동안 터키 법인에 1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며 생산설비를 추가해 생산 능력을 늘렸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사업 축소와 해외 사업 확대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과 성장 한계에 따른 자연스러운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