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프로젝트
반얀트리 부산 화재사고에 비상 걸린 PF 대주단
공사 중단되며 5월 개장 무기 연기 가능성 5월 말 만기 예정인 PF대출 회수에 빨간불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호텔 앤드 리조트’(이하 반얀트리 부산)가 화재 사고로 5월로 예정됐던 개장 시기가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개발 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참여했던 금융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5월 말 만기 예정인 대출 회수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이들은 시설 위탁 운영업체인 반얀트리 호텔 앤드 리조트(이하 반얀트리)의 대응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장 시기가 무기한 늦춰질 경우 위탁 계약 해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명 피해에 검경 등 대대적 조사 나서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발생한 반얀트리 부산 화재사고로 6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다치는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를 중대재해로 규정하고 18일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검찰과 경찰도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협력업체 등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계획으로 15일 특별수사본부와 전담수사팀을 각각 꾸렸다.
이에 따라 부산시로부터 지난 12일 부분 준공 허가를 받고 막바지 실내 공사를 진행하던 반얀트리 부산의 5월 개장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관련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공사 재개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의 고위 관계자는 “사고 원인 조사는 화재가 발생한 현재 상황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진행된다”며 “근로자 부실 문제부터 공사 진행, 현장 안전관리 시스템 운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다 보면 공사 연내 재개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화재 사고 특성상 건축물 구조 안전 상황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점도 개장 시기를 점치기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부산은행 BNK캐피탈 등 3250억 PF대출에 참여
개장 시기가 무기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얀트리 부산의 대주단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이 사업에는 부산은행 등이 참여한 3250억 원의 PF대출과 KB부동산신탁의 500억 원 신탁계정한도 대여금이 있다. PF대출의 만기일은 올해 5월 27일.
트랜치별 참여 금융사를 보면 약정한도 1900억 원의 트랜치A에는 메리츠증권 등 메리츠금융그룹과 DGB캐피탈 등이 있다. 트랜치B(200억 원)는 BNK캐피탈이 맡았다. 이밖에 △트랜치C(600억 원)에는 농심캐피탈과 DB금융투자가 발행한 유동화증권(SPC) △트랜치D(350억 원)에는 화인자산운용과 BNK투자증권의 SPC △트랜치E(200억 원)에는 부산은행이 각각 참여했다.
여기에 개장이 늦어질 경우 예상되는 수분양자의 반발도 문제다. 2023년 말 기준으로 수분양자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총분양약정액은 2091억 원으로 총분양예정액(7172억 원)의 29.2% 정도다.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가 지난해 11월로 예정됐던 책임 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하면서 시행사인 루펜티스의 채무를 모두 떠안았다는 점도 고민을 키우는 요인이다. 또 두 회사 모두 이번 사고로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1억 원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반얀트리 부산을 위탁 운영할 반얀트리가 이번 사태에 어떤 식으로 나설 것인가도 관건이다. 개장 시기가 무기한 연기될 경우 위탁 계약 해지 가능성마저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적인 호텔 운영회사들은 브랜드 가치 관리에 매우 엄격하다”며 “이번 사고로 인한 이미지 하락과 개장 시기 연기 등을 빌미 삼아 위탁 계약 해지 등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얀트리 부산은 부산 기장군 기장읍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지하 3층~지상 12층 규모로 만들어지는 시설이다. 4만 1270㎡(약 1만 2500평) 부지에 객실 195개를 두고, 실내외 온천시설, 갤러리, 레스토랑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