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시장동향
2030세대 타깃 코리빙하우스 뜬다
누적물량 2016년 이후 9년 만에 5배 증가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투자자 진출 잇따라
공유주택의 일종인 ‘코리빙하우스’(이하 코리빙)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0년 대 중반 시장에 첫선을 보인 뒤 1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앞으로도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고령화로 국내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투자자들이 잇따라 코리빙 사업 참여에 나서고 있어서다.
서울 코리빙 임대차기간 대부분 1년 이내로 짧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는 26일 이런 내용의 보고서, ‘2025 서울 코리빙 리포트’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내 코리빙은 이달 25일 현재 7371실로 집계됐다. 2016년 이후 9년 만에 4.8배 성장했다. 임대 수요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간 연평균 22% 증가했다. 특히 2024년 임대차 계약은 전년 대비 29% 급증했다.
서울지역 코리빙은 주로 2030세대 직장인, 대학생, 유학생을 주 소비층으로 주요 업무권역이나 대학가 근처에 밀집돼 있었다. 개인 전용공간은 대부분 5~9평 규모의 원룸이고, 옷장 침대 등이 제공되는 풀퍼니시드 형태였다. 공용공간은 주방, 세탁실, 라운지, 창고, 루프탑 등이 제공됐다.
건축물 용도는 아파트와 도시형 생활주택을 포함한 공동주택부터 업무시설(오피스텔), 숙박시설(호텔, 생활형 숙박시설), 근린생활시설(고시원) 등 다양했다. 건축물은 용도에 따라 건축법이나 지자체 조례 등을 통해 각기 다른 규제를 받는다. 같은 브랜드 코리빙이라도 지역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임대기간은 평균 11.1개월로 짧았다. 지난해 임대계약을 맺은 659건을 분석한 결과, 12개월이 430건으로 가장 많았고, 6개월이 109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1~5개월의 단기계약은 48건, 13~26개월의 장기계약은 34건에 불과했다
평균 임대료(전용면적 1㎡ 기준)는 2만 9500원에서 5만 8900만 원으로 편차가 컸다. 입지나 면적 등에 영향을 받지만, 각 브랜드별 영업전략과 타겟 고객층, 서비스 수준차이 등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최규정 알스퀘어 선임연구원은 임대기간이 짧은 이유에 대해 “단기 체류하며 코리빙을 경험하려는 2030세대의 수요와 임차인을 수시 교체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공급업체(오퍼레이터)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1인 가구 증가와 비싼 아파트값이 코리빙 인기 부추긴다
코리빙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세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15년 전체 378만 가구 중 29.5%(111만 가구)를 차지하던 1인 가구는 2023년 414만 가구의 39.3%(162만 가구)로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 앞으로 30년(2022~2052년)에도 1인 가구는 매년 평균 7만 4000가구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비싼 집값도 1인 가구가 코리빙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요인이다. 2024년 3분기 아파트 중위가격은 6년 전인 2018년 3분기와 비교해 1.95배 상승했다. 이 기간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도 10.1에서 11.2로 높아졌다.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투자자가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국내 코리빙 시장에서는 KT 에스테이트(리마크빌) SK D&D의 자회사 DDPS(에피소드) 코오롱하우스비전(커먼타운) 등 대기업과 SLP(지웰홈스) 등 전문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주로 나서고 있다.
외국계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크로츠(KKR),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영국계 자산운용사 ICG 등이 이지스자산운용 등 국내 운용사를 통해 국내 코리빙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글로벌 부동산투자회사 하인즈와 캐나다연기금(CPPIB) 등도 국내업체들과 손잡고 본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최 선임연구원은 “1인 가구 급증과 고공행진 중인 주택가격,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코리빙 시장은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제도적으로 정비되지 않은 사업이어서 정책 리스크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