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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내 기관투자자가 민간 임대주택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GH Partners 임채욱 대표, “외국 투자자들 한국 임대시장 투자 기회 판단” 로케이션-상품 스펙-펀더멘털 충실한 상품 갖춰야 경쟁력 갖춘다

2025-03-18 08:13:05황재성js.hwang@corebeat.co.kr

임채욱 GHP 대표(오른쪽)가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코어비트 본사에서 류혜식 코어비트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나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민간임대주택 시장의 퍼스트무버로서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국내 1위 임대주택관리 전문업체 지에이치파트너즈(GHP)의 임채욱 대표는 “외국 투자자는 최근 한국 시장의 변화를 보면서 투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그는 또 “IMF 직후 오피스시장을 시작으로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에서 외국투자자들이 투자를 선점해 막대한 이익을 보는 일이 많았다”며 국내 민간 임대주택시장에서 이런 일이 재연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큰손’들이 국내 임대주택 시장에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글로벌 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영국계 자산운용사 ICG,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미국계 부동산 개발업체 하인즈,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국내 자산운용사나 임대주택관리 업체 등과 손잡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낡은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호텔, 미분양 주택 등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월세를 놓거나 호텔형 단기 임대주택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의 투자 규모는 수천억 원대여서 사업이 본격화한다면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GHP는 상업용부동산서비스업체 젠스타메이트의 계열사로, 사내 임대주택사업 담당부문으로 있다가 2018년 분사된 기업이다. 현재 직원 70명을 두고, 1만 8500세대의 기업형 임대주택을 관리하고 있다. 순수하게 임대주택 사업 관련 매출과 인력 규모만 보면 국내에서 가장 큰 회사다.   


임 대표는 17일 종로구 새문안로 로얄빌딩 ‘코어비트’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에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과 앞으로의 사업계획 등을 숨김없이 공개했다. 


주요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소개한다. 인터뷰는 19일부터 21일까지 3회에 걸쳐 공개된다.     


코리빙 대신 모든 유형의 임대주택 관리

- 다른 임대주택관리 전문회사와 다른 점이 있나? 


“경쟁사들은 주로 수도권 주변의 코리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는 일반적인 아파트부터 오피스텔, 단독주택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다룬다. 인천 동인천역 인근에 2500세대 규모의 임대주택도 있고, 전남 구례의 30가구 규모의 단독주택도 관리한다.”


-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도 있나?


“전체 물량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2000여 세대가 대표적이다. 캠코가 맡긴 물량도 8곳이나 된다. 물론 민간임대주택도 있다. KT&G가 갖고 있는 서울 역세권 청년임대주택과 세종시의 오피스텔이 대표적이다.”



1만 8500세대의 평균 입주율 96%

- 임대주택 운용 시 우선 고려 사항은?


“변화무쌍한 제도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어떤 식으로든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아직 임대주택 관련 주거 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다. 전세제도가 있고, 지나친 임차인 권리 보장 제도 등도 걸림돌이다. 임대인이 집으로 이익을 내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시간이 갈수록 투자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 많은 임대주택 관리한 경험에서 볼 때 투자 시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가?


“로케이션이다. 서울에서 운영하는 임대주택에서 확인했다. 로케이션이 좋으면 입주자 불만이 거의 없다. 두 번째는 상품의 스펙이다. 상품의 질이 나쁘면 불만 생길 수밖에 없다.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펀더멘털에 충실해야 한다. 그래야 공실이 없다. 우리가 보유한 전체 임대주택의 입주율이 평균 96%이다. 서울은 99%나 된다.”


임차인 관련 보증보험 상품 만들고 싶다

- 다양한 유형의 임차인을 관리하려면 입주자 선정 시 임차인에 대한 신용도 평가가 중요해보인다. 어떻게 하나?


“한국에서는 정서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많은 보증금을 내는 데 신용도 조사가 필요하냐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신용도 체크는 필요하다. 보증금을 제 때 낼 수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경제적인 검증뿐만 아니다. 공동주택에서는 불미스런 사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우리는 서울 강남의 임대주택에서 재직증명서를 받는 방식을 도입했다. 임차인 가려서 받는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임대인은 물론 입주자도 안전하다며 좋아했다.”


- 임대주택이 투자상품으로서 진입하려면 기초 정보로서 신용정보 확인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지금도 금융기관 앱을 활용하면 신용 정보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 신용평가기관과 협의해서 그런 방식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앞으로 계획은?


“임차인 관련 보증상품을 만드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현재는 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형태만 있다. 이는 임대인이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할 것을 대비한 상품이다. 앞으로는 임차인이 제대로 월세를 내지 못할 것을 대비한 보증 상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품 활성화되면 막대한 규모의 보증금을 마련하는 부담을 덜 수 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반환보증 상품도 필요 없다. 최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전세금 보증사고도 없앨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