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프로젝트
가로골목 EOD…피겨앤그라운드 매각
이지스의 가로수길 리테일 프로젝트 좌절 가로수길 상권 추락의 벽 못 넘어
이지스자산운용이 2019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한 ‘가로골목’에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해 조만간 공매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로골목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새로운 리테일 투자 실험 인사동 쌈지길에 이어 직접 상업시설을 운영하는 두 번째 프로젝트였다. 이지스자산운용이 가로수길에 투자한 또다른 리테일 건물인 피겨앤그라운드는 지난달 개인에게 매각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실험적인 가로수길 투자 프로젝트는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이 최근 가로골목 대출을 연장하지 못해 EOD가 발생했다. 가로골목은 이지스자산운용이 트렌디한 리테일러들을 임차인으로 유치해 가로수길의 대표적인 복합문화 쇼핑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로 2019년 9월 오픈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매출이 급감해 공실이 늘어나면서 올 상반기 결국 문을 닫았다.
가로골목은 이지스자산운용이 네오밸류와 공동으로 출자한 사모부동산펀드(이지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149호)를 통해 480억 원을 투자한 건물이다.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2,346m²(약 709평) 규모다. 이지스가 소유하고 있는 인사동의 랜드마크 건물인 쌈지길처럼 방문객이 경사면을 통해 1층부터 최상층까지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는 구조다. 이지스는 가로골목을 ‘제2의 쌈지길’이라고 홍보하며 새로운 리테일 투자 프로젝트로 공을 들여왔다.
가로골목은 쌈지길과 마찬가지로 이지스가 직접 운영을 하는 리테일 건물로, 소비자의 기호와 니즈가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반영해 공간의 대부분을 임차기간이 짧은 소규모 사업자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과 내수경기 악화로 가로수길을 찾는 방문객들이 급감하면서 운영 손실이 누적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또 가로수길에 투자한 또다른 리테일 건물인 피겨앤그라운드(Figure and Ground)를 최근 개인에게 매도했다. 피겨앤그라운드는 이지스가 30년 된 오래된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오픈한 건물이다.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2403m²(726평)의 건물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달 이 건물을 개인에게 370억 원에 매도했으며 이는 투자원금의 손실이 없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가로골목과 피겨앤그라운드를 통해 리테일 섹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 했던 이지스자산운용의 야심 찬 시도는 젠트리피케이션과 공실로 인한 가로수길 상권 위축의 걸림돌을 넘지 못해 무위로 끝났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지난 5월에 발표한 ‘2024년 1분기 리테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로수길의 공실률은 전 분기에 비해 5.0%포인트 오른 41.2%를 기록하면서 명동, 강남, 홍대, 한남·이태원, 청담 등 ‘6대 상권’ 가운데 가장 높은 공실률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