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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학원, 성수동 오피스 개발 투자 손실 위기

4순위 브릿지 대출 100억원, 본PF 지연으로 프로젝트 표류 하나대체, 오피스 개발 완료되면 1910억원에 매입 예약 한양학원 계열 HHR자산운용이 PF 전환 추진중

2024-08-20 08:09:40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자금난으로 한양증권 매각을 추진중인 한양학원이 서울 성수동 오피스 개발 프로젝트에 4순위 채권자로 100억원을 투자했다가 크게 손해를 볼 위기에 처했다. 브릿지 대출 단계에서 건물 착공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전환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학원 그룹 관련 자산운용사는 프로젝트를 살리기 위해 오피스 선(先)매입을 약속하며 PF 대주단 모집을 시도했으나 이해상충 이슈가 제기돼 난관에 봉착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행사인 ㈜참좋은월드는 2022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277-3 일대 대지면적 502평에 오피스 건축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용적률 560%, 건폐율 45.7%를 적용 받아 지하 6층~지상 14층, 연면적 4946평 규모의 오피스를 2026년 8월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었다. 


시행사는 2022년 9월 브릿지론 1110억원을 조달해 토지를 매입했다. 새마을금고 대주단은 1순위 채권자로 시행사의 관계사인 씨에이치월드에 700억원을 빌려주고, 씨에이치월드는 다시 참좋은월드에 빌려줬다. 한양학원은 4순위로 100억원(금리 8%)을 투자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브릿지 대출이 이뤄지던 시기에, 빌딩이 준공되면 1910억원에 매입하는 예약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금 40억원을 선지급했다. 시행사는 2023년 5월 철거 작업까지 마쳤으나 하도급 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등 갈등이 발생했고, 대주단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본 PF로 전환되지 못했다. 


대출금 만기가 다가오자 2024년 1월 HHR자산운용이 오피스 매입 선매입을 확약하며 PF 대주단 모집에 나섰다. HHR자산운용은 2021년 4월 한양산업개발이 15억원을 출자해 설립해 부동산 투자전문 신생 운용사로 올해 3월말 기준 주주는 홍택준 HY코퍼레이션 대표(68%), 박상정 HHR자산운용 대표(20%), 한양산업개발(9%)다. 홍 대표는 김종량 한양학원 이사장의 외조카이며, HY코퍼레이션은 한양학원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부동산 관련 회사다. 


HHR자산운용이 PF 대주단 모집을 위해 배포한 투자설명서(IM)에 따르면, HHR자산운용은 선순위/중순위 대출 1750억원과 자본금 304억원 등 총 2054억원을 조달하고, 준공후 건물을 1950억원에 매입하겠다고 확약했다. 선매입 확약 금액 1950억원은 선순위 대출금 1300억원, 중순위 대출금 450억원, 하나증권/SK증권/하나대체운용(합계 100억원)과 한양학원(100억원) 대출금의 출자전환 지분(이자는 후취)까지만 포함하는 계획이다. 


공유 오피스 기업인 패스트 파이브는 준공후 건물 전체를 임대하는 마스터 리스(Master Lease) 계약을 체결하며 계약금 10억원을 선지급했고, 시행사는 자체 자금 약 94억원을 투자했으나, 채권 변제 순위가 밀려서 갚을 수 없다. 4순위 채권자인 한양학원까지만 살리고 패스트 파이브와 참좋은월드는 100% 손실을 입는 구조다.


브릿지론 대주단은 4월초에 만기를 7월초로 3개월 연장했으나 HHR자산운용의 PF 대주단 모집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못했다. 브릿지론은 3개월 단위로 4회 만기연장이 이뤄져 금융감독원의 부동산PF 건전성 분류 기준을 초과했으나, 1순위 채권자인 새마을금고는 아직까지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지 않았다. 새마을금고는 시행사가 연체 이자의 일부 상환을 조건으로 대출 만기 연장을 추진중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는 용적률이 560%로 낮은데, 토지 매입 가격은 평당 2억원으로 높은 편이어서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며 “한양학원은 4순위 채권자여서 원금 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