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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학원그룹, 서울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추진

경쟁입찰 아닌 수의 계약 추진, 케펠운용과 블루코브운용 접촉 소유주인 백남관광 매도 희망가격은 룸당 10억원 호텔 노후화로 대규모 리모델링 필요성 제기

2025-01-17 08:23:19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한양학원이 자회사인 백남관광을 통해 소유하고 있는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HYD한양(옛 한양산업개발)의 2대 주주인 백남관광은 HYD한양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연대보증을 섰는데, 이 PF 부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밸류 애드(Value-add) 전략에 집중하는 케펠자산운용과 호텔 투자에 특화된 블루코브자산운용이 관심을 보이며, 1월부터 현장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백남관광의 매각 희망가격이 높은 편이어서, 앞으로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백남관광은 왜 프레지던트 호텔을 팔려고 할까?

한양학원그룹의 지배구조는 다소 복잡하지만, 홍택준 HYD코퍼레이션 대표가 지배구조의 최정점에서 계열사들의 부동산 투자 및 개발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HYD한양은 건설사, 코너스톤에이엠은 투자 회사, HHR자산운용은 부동산 전문 운용사, 에이치와이엘은 종합 물류기업이다. 


2023년 백남관광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백남관광은 HYD한양의 경남 창원 용인동과 경기 이천 행죽리 물류센터 2곳 신축 공사에 대한 책임준공을 확약했다. 총 2135억원이며 HYD한양의 낮은 신용등급을 보강하기 위한 연대보증이다. 이밖에 에이치와이엘이 임차인에게 받은 보증금도 528억원 한도로 보증을 섰다.


한양학원그룹은 HYD한양의 PF 부실 해결을 위해, 2024년 9월 KCGI에 한양증권 지분 29.6%를 2204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때 백남관광도 보통주 10.8%를 808억원을 팔기로 했으며, 금융위원회 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


백남관광이 호텔 매각에 나선 것은 한양증권 매각만으로는 부실PF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HYD한양의 2023년말 부동산PF 우발 채무는 4009억원(브릿지 대출 1674억원, 본PF 2334억원)에 이른다. 


호텔 노후화로 대규모 리모델링 필요, 소수 운용사와 수의계약 추진

백남관광은 일반적인 경쟁 입찰이 아니라, 케펠자산운용과 블루코브자산운용 등 특정 운용사를 상대로 현장 실사를 진행하며 수의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매도 희망가격은 객실당 10억으로 시세(약 5억원)의 두배나 된다. 프레지던트는 303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어, 총 매매대금 3000억원은 시중 유동성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투자자에게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또한, 1973년 문을 연 프레지던트호텔은 그동안 일부 수선 작업을 했지만, 노후화가 심해 대규모 리모델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설비투자(CAPEX) 비용 뿐 아니라, 매출 증가를 위해 객실수를 늘릴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한편, 프레지던트호텔 노동조합은 “HYD한양의 방만 경영 결과가 호텔 근로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매각 철회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프레지던트 호텔 입지는 뛰어나지만 리모델링 비용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협의 과정에서 매도 가격은 충분히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