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정책

“롯데건설, 생숙 수분양자를 살려야 한다”

서울시, 마곡 지구 오피스텔 주차장 기준 110%로 핀셋 규제완화 다른 생숙 수분양자도 오피스텔 용도 전환 요구 예상 경기 남양주시는 별내역 인근 생숙 용도 전환 불허(不許)

2024-08-26 07:06:10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서울시가 롯데건설과 생활형 숙박시설 (이하 생숙) 분양자들의 갈등과 소송이 진행중인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오피스텔 용도 전환을 허용했다. 서울시와 강서구청은 ‘마곡 도시개발 지구단위 계획’을 변경하는 방법을 동원했다. 오피스텔 전환이 안되면, 생숙 수분양자들의 잔금 대출이 불가능하고, 이에 따라 롯데건설도 다시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생숙에 대한 강제이행금 부과 시행을 앞두고, 다른 생숙 분양자들도 오피스텔 전환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오피스텔의 건축 기준에 미달하거나, 다른 사업장과의 특혜 시비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지방자치단체들이 용도 전환을 모두 허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생숙 규제와 롯데건설의 분양 조건 논란

국토교통부는 2021년 5월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숙의 주거 사용을 금지하고, 숙박업 등록을 의무화했다. 주거로 사용시 매년 건축물 시가표준액의 10%를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하기로 했으나, 수분양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2024년 말까지 유예했다. 또한, 2021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2년 동안 한시적으로 생숙의 용도 변경을 허용했으며, 이는 해당 지자체 승인을 얻어야 마무리된다.


롯데건설은 생숙 규제 실시 이후인 2021년 8월 ‘롯데캐슬 르웨스트’ 총 876호실 분양에 나섰다. 생숙은 법적으로 주택이 아니어서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 제한과 종합부동산세/양도세 중과 규정도 적용 받지 않는 장점이 있었다. 반면 수분양자가 입주해서 살 수도 없고, 전/월세 거래도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657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4년 4월 르웨스트 수분양자 416명이 시행사인 마곡마이스PFV와 롯데건설, 분양대행사를 상대로 “분양 당시 롯데건설 등이 전입 신고와 실거주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며 분양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게다가 분양대금은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 납부 일정인데, 은행들이 “생숙은 주택이 아닌 숙박 시설이어서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하다”며 잔금 대출을 거부하면서 상황이 더욱 꼬였다.


계약금은 수분양자가 냈지만, 중도금 대출은 마곡마이스PFV가 지급보증(약 6081억원)을 섰다. 수분양자가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분양 계약이 해지되면 계약금 10%는 날리고, 롯데건설은 지급보증액 6081억원을 대신 물어줘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서울시의 묘수는

오피스텔은 주거 시설에 해당돼 생숙보다 규제가 까다롭다. 복도폭은 생숙이 1.5m 이상이지만, 오피스텔은 1.8m 이상이어야 한다. 주차장은 생숙이 시설면적 134㎡ 당 1대지만, 기존 마곡 지구단위 계획은 전체 호실의 120%를 확보토록 규정했다. 또한, 오피스텔은 건축법 규정에 따라 전용면적 120㎡ 초과시 바닥 난방을 설치할 수 없고, 전용 출입구도 설치해야 한다.


마곡 르웨스트는 토지비가 저렴해 복도 폭이 넓고, 전용 출입구도 마련돼 있다. 문제는 주차장인데, 서울시는 마곡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오피스텔 주차장 규제를 2024년말까지 한시적으로 110%로 완화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나머지는 10%는 인근 VL르웨스트 상가 지하주차장 이용으로 충당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로써 은행은 르웨스트 잔금 대출에 나설 근거가 생겼고, 수분양자는 직접 입주하거나, 전/월세를 놓을 수 있게 됐다. 롯데건설은 중도금 대출 지급보증액을 물어주지 않아도 됐다.


다만, 앞으로도 다른 생숙 단지에서 용도전환 요구가 나올 경우, 개별 건마다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고, 만약 부결될 경우 마곡, 롯데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남양주시, 생숙의 오피스텔 용도전환 불허

경기 남양주 별내역 아이파크 스위트(총 1100세대. 2021년 2월 입주)와 힐 스테이트(총 578세대. 2021년 8월 입주) 생활형 숙박시설. 입주민 5000여명은 이 생숙의 오피스텔 용도 변경을 추진해왔다. 2023년 10월 남양주시는 주민들이 제출한 지구단위 변경 계획안을 심의했으나, 최종적으로 불허 결정을 내렸다.


별내 택지 지구에 10개의 상업업무 용지가 있는데, 이 2개 필지만 용도 변경을 허용하면 다른 용지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였다. 주민들은 “주차장, 소방, 상하수도 등 용도변경을 위한 법적 기준을 모두 충족했기 때문에 허용돼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 정책의 변화가 없으면 주민들은 내년부터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한편, 시행사 DS네트웍스가 개발해 분양한 ‘평촌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경기 안양시 관양동 1591-6 일대)는 2023년 10월 오피스텔 용도 변경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