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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에 놓인 제이알글로벌리츠

벨기에 오피스 자산 연말 리파이낸싱 우려로 주가 급락 1조원 대출 차환 금리 1%→5%로 급등 예상 소액주주, 9월말 주총 앞두고 위임장 모으며 주주행동 나서

2024-08-28 07:53:08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상장 리츠(REITs)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연말 약 1조원 규모의 리파이낸싱(refinancing)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총자산의 75%를 차지하는 벨기에 파이낸스 타워 콤플렉스 (Finance Tower Complex. FTC) 인수를 위해 조달했던 대출금 7억2400만 유로의 차환 조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시장 금리는 급등했고 대출 한도는 줄어서, 국내에서 부족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환사채 (CB) 발행 또는 유상증자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다. 일부 개인 투자자는 9월말 주주총회를 앞두고리츠 운용사인 제이알투자운용에 주주서한을 보내며  소액주주 운동을 시작했다.


벨기에 오피스 리파이낸싱 조건 악화

제이알글로벌리츠는 2020년 7월 자(子)리츠인 ‘제이알 제26호 리츠’에 8102억원을 출자해 벨기에 펜타곤에 위치한 파이낸스 타워를 인수했다. 이 빌딩은 벨기에 건물 관리청(RDB)가 100% 임차해 사용하고 있으면 만기는 2034년말이어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인수 당시 알리안츠를 비롯한 현지 금융회사에서 7억2390만 유로(약 1조859억원)를 고정 금리 1.05%(만기 2023년 12월말)에 대출받았다. 당시 LTV(담보인정비율)는 60%였으며, 70% 초과시 현금 유보(Cash Trap), 75% 초과시 디폴트(Default) 조건이 붙어 있다.


문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으로 시장금리가 급등했다는 점이다. 

제이알투자운용은 올해 2월말 투자자 서한에서 “2020년대 초반 유럽 은행의 선순위 대출 마진(가산 금리)은 유리보(EURIBOR) 대비 1~1.5% 고정, 만기는 5년, LTV는 약 60%였으나, 2024년 1월 유럽 금융기관 미팅에서는 우량 오피스 자산의 선순위 대출 LTV는 50~55%, 마진은 1.5~2.5% 수준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2020년 대출 당시 EURIBOR는 0%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8월26일 3.52%(3개월 기준)로 뛰었다. 여기에 가산 금리까지 크게 뛰었다. 유럽 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 특히 오피스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에서 마진을 2%로 높이고, 대출 만기는 3년, LTV는 50%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 


이에 따라, 파이낸스 타워의 대출금은 6억 유로까지 떨어지고, 금리는 5% 중반으로 오를 전망이다. 대출 한도가 약 2000억원 낮아지기 때문에, 제이알투자운용은 이를 국내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자비용 증가로 인한 배당금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소액 주주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표 결집과 주주 행동 나서

제이알투자운용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결의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이 때문에, 최근 시장에서는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회사채(금리 6% 예상)와 전환사채를 동시에 발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고, 주가는 급격히 떨어졌다.  


온라인 상에서는 캐쉬 플로우(아이디)는 유투브 영상을 통해 “약 1000만주에 대한 위임장을 받아 소액주주의 대표 자격으로 제이알투자운용 회사 및 이사회에 주주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상에서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마무리되는 시점인 2022년 2월에 맨해튼 빌딩(498 Seventh Avenue)을 무리하게 인수해 리츠의 내재가치를 훼손했다”며 “이미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주들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벨기에 빌딩 리파이낸싱을 위해 주당가치 희석이 발생하는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은 절대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올들어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만큼 운용 보수를 깎아야 하고, 앞으로는 보수를 주가와 연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6월말 기준 주주는 미래에셋자산운용 6.7%, GVA자산운용 6.6%, 메리츠증권 4.8%, 국민연금 3.8%, 신영자산운용 3.7%, 기타 73.3%로 구성됐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시가 배당율이 7%를 넘는 고(高)배당주여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9월말 주총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