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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투리얼에셋 100% 손실 벨기에 펀드 불완전 판매 조사
벨기에 현지 대주단의 강제 매각으로 펀드 기준가 ‘0원’ 조정 올해 손실 확정 해외 부동산 투자 펀드 전반 조사 이지스 독일 트리아논빌딩 투자 펀드도 기준가 ‘0원’ 조정
금융감독원이 손실 100%가 확정된 한국투자리얼에셋 벨기에 오피스 투자 펀드의 불완전 판매 여부 조사에 나섰다. 이 밖에도 올해 손실이 확정될 예정인 해외 부동산 펀드가 많아서, 개인 투자자와 판매사, 운용사의 갈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14일 한투리얼에셋에 ‘한국투자 벨기에 코어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2호’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사실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목적은 불완전 판매 여부이며, 판매사는 한국투자증권,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3개 회사다.
한투리얼에셋은 2019년 6월 펀드를 조성해 벨기에 정부 청사 99년 임차권을 매입했으나, 2024년 6월 만기가 돌아온 대출금을 갚지 못해 현지, 대주단이 자산을 강제 매각하면서 전액 손실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펀드 기준 가격은 2024년 12월23일 258원에서 0.01원으로 조정됐다.
2019년 투자 금액은 공모/사모를 합해 894억원인데, 전액 손실이 확정되면서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금감원이 조사에 나선 것이다. 한투증권이 가장 많은 590억원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의 판매 브로셔는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A급 오피스텔에 투자해 안정적인 배당 수익 확보”를 강조했으며, 기대수익으로 연평균 배당수익률 6.8%와 투자수익률(IRR) 7.7%를 제시했다.
이지스자산운용도 2018년 독일 트리아논 빌딩 투자를 위해 조성한 ‘이지스 글로벌부동산 투자신탁 229호’ 펀드 기준가를 1월10일 163원에서 0.01원으로 조정했다고 공시했다. 금감원은 이 펀드의 불완전 판매도 조사중이다.
쟁점은 펀드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손실 위험성을 충분히 알렸는지 여부인데, 일부가 아닌 100% 전액 손실 사례는 흔치 않아서 금융회사가 난감해하고 있다.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금융회사는 자율적으로 배상 비율을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투자자와 금융회사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금감원 조정안을 어느 한쪽이 수용하지 않으면 소송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미 대규모 손실이 확정됐거나, 올해 확정 예정인 해외 부동산 투자 펀드가 많아서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며 “투자자 민원이 너무 많아서 어떤 형태로든 금융회사 배상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