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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등 미 유니언스테이션 투자 2800억 원 손실 볼 듯

다올자산운용, 암트랙에 1심 패소 미 연방법원, 암트랙에 복합상가 임대권 넘기라고 판결 4억6000만 달러 투자, but 2억5000만 달러 강제수용 다올 펀드 투자한 교보생명 등 보험3사 큰 손실 불가피

2024-10-11 08:46:37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다올자산운용이 미국 워싱턴DC 소재 기차역 유니언스테이션의 임대권을 둘러싼 미국 암트랙(AMTRAK·미국철도여객공사)과의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이 투자를 위해 다올자산운용이 설정한 사모펀드에 6200억 원을 투자한 교보생명 등이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워싱턴DC연방법원은 지난 5월 다올자산운용에 대해 임대권 등 유니온스테이션과 관련된 모든 권리를 암트랙에 양도하라고 판결했다.

워싱턴DC연방법원은 또 유니온스테이션 상가의 임차인들에게 받은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도 모두 암트랙에 제공하라며 이 같은 사실을 임차인들에게 통보하라고 덧붙였다.


법원은 1심 판결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암트랙이 유니온스테이션 강제수용의 필요성을 입증했으며, 2억5000만 달러의 공탁 등 강제수용 절차도 적법하게 지켰다. 다올자산운용은 강제수용으로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암트랙의 강제수용 승인이 마땅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유니온스테이션은 워싱턴DC에 위치한 미 동부의 허브 기차역으로, 기차역 위에 지어진 복합상가 건물에는 112개 리테일 상점이 운영되고 있다. 다올자산운용은 2018년 사모 대체투자 펀드를 설정해 2084년까지 66년간 유니온스테이션 임대권을 소유하고 있는 업체인 아슈케나지가 발행한 1억 달러 규모의 메자닌(중순위) 대출채권을 매입했다. 투자기간 10년인 이 펀드에는 교보생명, 하나생명 등 국내 보험사 3곳이 투자했다.


아슈케나지는 유니온스테이션 복합상가를 리노베이션 하기 위해 다올운용이 보유한 1000억 원의 대출 외에 미 웰스파고 은행으로부터 4억4000만 달러의 선순위 대출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21년 코로나19의 여파로 임대료와 역사 광고 수입이 급감하면서 아슈케나지는 이 대출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이에 선순위 대주인 웰스파고 은행이 경매를 통해 대출금 회수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중순위 대출금을 받지 못하게 된 다올운용은 교보생명 등을 설득, 캐피탈콜(자금납입요청)을 통해 2022년 1월 웰스파고의 선순위 채권을 3억6000만달러에 인수했다. 그리고 이 채권을 근거로 경매를 신청해 2022년 6월 유니온스테이션 임대권을 소유하게 됐다.


다올운용은 유니온스테이션 임대권의 가치가 높아 추후 임대권을 처분하면 결국 차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실제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와 CBRE는 각각 2021년 9월과 2022년 1월 이 임대권을 7000억 원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암트랙이 유니온스테이션을 재개발하기 위해 1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별도의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국영 철도회사인 암트랙은 아슈케나지와 임대권을 넘겨받기 위한 협상에 실패하자 2022년 4월 2억5000만 달러에 임대권을 강제수용하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임대권을 보유한 다올운용이 암트랙을 상대로 2년 넘게 송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법원의 1심 판결대로라면 다올운용은 4억6000만달러(약 6200억 원)를 투자해 강제수용 보상금 2억5000만 달러(약 3300억 원)를 빼고 2억1000만달러(약 2800억 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선순위 대출채권을 인수하는 바람에 손실이 커져 다올운용과 교보생명 등 국내 투자자간 법적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올운용은 1심 판결에서 패소한 뒤 6월6일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에 항소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