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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그룹 지원없이 홀로서기 가능할까?

부채비율 2024년 9월말 223% → 12월말 188% 목표 제시 9월말 PF 보증 한도 5.6조원, 내년 우발채무 2.5조원으로 감축 계획 롯데케미칼, 2022년부터 1.8조원 영업적자…건설 지원 여력 없다

2024-12-02 08:38:04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회사채에서 기한이익 상실 (EOD) 사유가 발생하면서, 롯데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 유동성 위기의 시발점이었던 롯데건설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레고 랜드’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건설을 구하기 위해 나섰는데, 이제는 롯데케미칼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더 이상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과감한 부채 감축과 부실 사업장 정리를 통해, 그룹 지원 없이 ‘독자 생존’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서, 실행 여부가 주목된다.

롯데케미칼, 대규모 영업적자에도 롯데건설 살리느라 자금 지원

2024년 9월말 기준 롯데건설 주주는 롯데케미칼 44.0%, 호텔롯데 43.3%, 롯데알미늄 9.5% 등이다.

‘레고 랜드’ 사태가 터진 직후인 2022년 10월, 롯데건설이 부동산PF 우려로 자금 마련 자체가 어려워지자 롯데케미칼이 즉각 5000억원을 빌려줬다. 롯데건설의 11월 유상증자(총 1782억원)에서는 지분율에 따라 875억원을 투자했다. 2023년 1월에는 2500억원, 2024년 3월에는 2000억원의 롯데건설 회사채 지급보증을 섰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2022년 영업손실 (연결 기준) 7626억원, 2023년 3528억원, 2024년 1~9월 6602억원을 기록했다. 즉, 2022년부터 롯데건설을 지원할 여력이 없었는데, 무리하게 나섰던 것이다. 중국은 코로나 기간 동안 석유화학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국내 수요를 모두 충당하고 남을 만큼의 생산설비를 갖췄으며, 2022년부터 초과 생산물량이 싼 가격에 전 세계로 팔려 나가면서 롯데케미칼을 포함해 국내 석유화학 회사들은 뼈아픈 실적 악화를 겪어왔다.


이에 2024년 3월 롯데건설에 대한 2조3000억원 금융지원 약정에서 롯데그룹이 후순위 대여금으로 7000억원을 지원할 때, 케미칼은 빠지고 롯데물산/호텔/캐피탈/정밀화학이 참여했다.


롯데건설, 약속대로 홀로서기 할 수 있나...서울 분양 대금으로 지방 사업장 손실 메워야

롯데그룹은 유동성 위기설 진화를 위해 11월28일 비공개로 기관투자자 IR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롯데건설은 연말까지 부채를 1조원 이상 감축해 부채 비율을 187.7%까지 낮추고, 내년에는 우발채무를 2조4700억원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으로 대체해 우발채무를 2조원 밑으로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 사채는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 상환할 예정이며, 앞으로는 계열사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부실 사업장을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며 철수해야 한다. 이미 전주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사업에서 1000억원, 대전 도안지구 오피스텔 개발 사업에서 305억원 후순위 보증채무를 대신 갚아주고 사업에서 철수했다. 롯데건설의 미(未)착공 사업장은 대부분 광주를 비롯한 광역시와 수도권 외곽에 위치해 있어, 단기간에 사업성이 개선되기는 어렵다. 이 지역 아파트, 오피스텔, 주상 복합 분양률이 낮은 상황에서 공사에 착공하면 손실 규모가 더 커지기 때문에, 보증 채무를 물어주고 철수하는 방법 밖에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 청담동, 잠실, 동부 이촌동 등에서 ‘르엘’ 브랜드 분양은 사업성이 좋지만, 다른 지역은 전망이 어둡다”며 “서울의 분양 이익금으로 지방 사업장 손실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