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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에 자산 매각 '코오롱글로벌', 넘어야 할 산 많다

PF 우발채무 1.6조원, 충당금 적립액은 7.3%수준 지방 공동 주택 미분양·미청구공사금액 증가 부채 비율 560%, 실적 부진 속 재무 불확실성 계속돼

2024-11-13 08:48:02이현중hj.lee@corebeat.co.kr

코오롱글로벌이 계열사에 자산을 매각하며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과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 채무가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지방 공동 주택 사업장에서 미분양과 미청구 공사 금액이 늘어나고 재무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코오롱글로벌은 12일 "서초 스포렉스 토지 및 건물을 4301억원에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양도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대상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24-2~4번지, 1324-13~14번지 일대 토지 및 건물이다. 부채비율 개선과 유동성 확보 차원의 결정이다. 


자기자본 3배 넘는 PF 우발채무

코오롱글로벌의 PF 관련 우발 채무 규모는 올해 6월말 기준 1조 6369억원으로 자기자본(5370억원)의 세 배가 넘는다. 2023년 12월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당시 PF 우발채무가 자기자본의 3.5배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코오롱글로벌의 현재 재무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PF 우발 채무와 같은 잠재적 손실에 대비해 쌓아 놓은 충당 부채는 1199억원에 불과하다. 우발 채무가 모두 부채로 현실화 되는 것은 아니지만, 완충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코오롱글로벌이 진행 중인 사업장 가운데 우발 채무 규모(3600억 원)가 가장 큰 김해 율하 지역주택조합은 지난 3월 기준 분양률이 97%를 넘겨 부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렇지만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서 아파트(562세대), 오피스텔(129실) 등을 공급하는 사업장(2680억원)은 올해 4월 분양에 나섰지만, 약 50%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9월에 분양한 울산 공동 주택은 대부분 평형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용면적 59㎡와 127㎡ 타입은 각각 7.2대 1, 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8개 타입은 1·2순위 청약 접수에서 최대 50가구 이상 미달됐다.


공사를 진행하고도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청구 공사금액은 6월말 기준 3726억원으로 2023년말(3056억) 보다 20% 넘게 불어났다. 


부채비율 560%... 워크아웃 들어간 태영건설 다음으로 높아

코오롱글로벌의 3분기 부채 비율(별도 기준)은 560%에 달한다. 30대 건설사 중에 자본 잠식 상태인 태영건설 다음으로 높다. 

영업 실적은 좋지 않다. 3분기 매출액은 6826억원이지만 206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는데, 2분기(3억원 적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적자다. 원자재와 인건비 등을 감안한 공사 원가율은 97.4%로 건설업계 적정 원가율(약 80%대)보다 매우 높다. 


부진한 영업실적에 들어오는 자금이 부족하니 유동성을 빚을 내서 수혈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말 4425억원이던 장기 차입금 및 사채는 올 6월말 9585억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의 지원으로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원가율, 진행 사업장 분양 상황 등 사업 자체의 경쟁력이 살아나야 우발 채무 부담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