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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지방 호텔 투자 심리...부산 해운대 L7호텔 매각 다시 원점

한국투자부동산신탁, 우선주 투자자 모집 실패해 관련 리츠 해산 연 배당률 7.5%, 매각 차익 40%에도 설득 안돼 호텔 '마스터 리스' 조항은 투자자에 불리해서 거부감

2024-11-22 08:42:07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이스턴투자개발이 건축해 오픈한 부산 해운대 L7호텔의 매각 다시 무산됐다. 코로나 종식과 새로운 소비층의 등장으로 서울 지역 호텔 경기는 회복되고 있으나, 아직 지방까지 온기가 퍼지지 못하고 있다. 부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투자자에게 불리한 마스터 리스(Master Lease) 조항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비교적 높은 배당률과 매각 차익을 약속했지만, 투자자를 설득하지 못했다. 이스턴투자개발은 다른 국내 운용사와 매각 협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실제로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스턴투자개발, 호텔롯데와 손잡고 부산 해운대에 4성급 L7 호텔 개발

L7 해운대 호텔은 호텔롯데가 이스턴투자개발과 손잡고 L7홍대 이후 국내에서 6년 만에 선보인 L7 호텔이다. 2024년 3월 준공됐으며, 6월에 영업을 시작했다. L7 해운대는 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입지가 뛰어나고, 해운대구는 외국인 관광객 방문 뿐 아니라 내국인 관광 수요도 많은 곳이다.

호텔롯데는 15년 (추가 10년 가능) 마스터 리스 계약을 체결했다. 최소 보장 임대료 연간 51억8000만원 (3년 주기로 5% 인상)에 객실은 매출액의 39.5%, 부대 시설 및 상가는 연 8억원, 주차장은 운영 순수익의 50%를 납부하는 조건이다. 


이스턴은 2023년말 한국금융지주 계열의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협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L7해운대 인수를 위해 설립한 ‘한국투자해운대호텔리츠’는 11월 중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해산 안건을 의결했다. 


투자자, 지방 호텔은 별로 관심 없어...마스터 리스 조항도 불리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해운대 L7호텔을 1900억원 (부대비용 포함시 2130억원)에 인수하면서, 자본금 800억원, 대출 1330억원을 모집할 예정이었다. 호텔의 담보가치는 2008억원으로 평가됐다. 

투자 조건이 좋지 않은 제2종 종류주와 보통주 250억원은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인수하고, 제1종 종류주 550억원만 시장에서 모집했다. 1종 종류주는 연간 배당률이 7.5%로 비교적 높고, 매각 차익의 40%를 받는 매력적인 조건이었지만,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 


외국계 부동산 투자 회사 관계자는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호텔은 투자자에게 인기가 없다”며 “코로나 시절 배당도 배당 받지 못하며 몇 년 동안 고생한 기억이 생생해, 부산/해운대/롯데호텔 조합에도 불구하고 투자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스터 리스 조항은 운영하는 호텔 입장에서는 유리하지만, 투자자는 손실 리스크는 떠안고 이익의 과실은 충분히 갖지 못해 불리하다”며 “호텔롯데와 이미 체결된 임대 조건을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에, 매도자가 가격을 낮춰야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