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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리츠vs한화리츠...스폰서 리츠 미래 놓고 엇갈린 행보
SK리츠, 여전히 계열사 부동산 담기 몰두 한화리츠, 계열사 물량은 당분간 매입할 계획 없다 배당만 주면 된다는 식의 스폰서 리츠 사고방식이 문제...왜 투자자가 등 돌리는 지 고민해야
최근 리츠(REITs)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투자자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부동산의 유동화 창구와 자산 고가 매입 등 스폰서 리츠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가 몰리면서 운용사들이 자기 배불리기만 신경 쓴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SK리츠는여전히 계열사가 개발한 오피스를 편입해 스폰서 리츠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반면 한화리츠는 당분간 계열사 물량을 편입할 계획이 없고 시장에 경쟁력 있는 물건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겠다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계열사가 개발한 빌딩 매입하는 SK리츠...SK계열사가 100% 임대
SK리츠는 여전히 계열사 부동산 담기 몰두하고 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SK리츠는 서울 중구 충무로3가 43에 위치한 충무로빌딩(SK-C타워)을 매입할 예정이다. SK디앤디가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영업이 중단된 티마크 호텔 명동을 매입한 후 오피스 전환을 위해 대수선, 지난 5월 완공됐다. SKC(59%)가 가장 넓은 면적을 임차하고, SK C&C(21%), T맵모빌리티(20%) 등 SK계열사가 전체 면적을 임차한다.
SK리츠의 매입 가격은 1994억원(부대비용 및 예비비 포함, 2180억 원)이다. 회사 측은 IR 자료에서 서울N스퀘어(4.0%)와 남산스퀘어(4.2%) 등을 거래 비교 사례로 언급하며 충무로빌딩의 캡레이트(5.7%)가 경쟁력 있다고 평가했지만 시장 시각과는 차이가 있다. 중심 상업지역(CBD)에서 다소 떨어진 입지로 유사한 임대료 수준이 가늠하기 쉽지 않고 임차인 모두 SK계열사로, SK리츠가 캡레이트를 높이기 위해 시장 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임대료를 책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자산 재조정중인 SK그룹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임대료가 낮은 지역으로 계열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충무로 빌딩으로 이전하는 3개 회사는 모두 CBD 지역에 위치한 더케이트윈타워(SKC), 센트로폴리스(SK C&C), 대신파이낸스센터(T맵모빌리티)를 떠난다. 개별 회사 차원에서 임대료 절감이 맞지만, 더 과감한 비용 절감 카드를 꺼낸 11번가가 서울스퀘어에서 광명으로 옮기며 임대료를 절반 수준까지 줄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절감 폭은 작다.
결국 SK 계열사들의 임대료가 높게 책정되면서 충무로 빌딩의 캡레이트가 상승했고, 매도자인 SK디앤디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도자도 SK계열사, 임차인도 SK계열사, 투자자도 SK리츠 등 여전히 시장 거래가 아니라 계열사간 매매에 리츠를 동원한 것이다.
최근 투자자들의 유상증자에 대한 반감을 고려, 유상증자 어려울 수 있어 SK리츠는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 금리 3% 중후반)로 빌딩을 인수했다.
비계열사 자산으로 확대하겠다는 한화리츠
한화리츠는 당분간 계열사 물량을 매입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계열사 부동산이 아닌 시장에 경쟁력 있는 물건을 투자해서 수익률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매각해 매각 차익을 특별 배당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지난 3일 간담회에서 내놓은 내용이다. 대기업 스폰서 리츠가 계열사 자산을 일반 투자자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을 의식, 자금 조달 방법으로 유상증자 외에도 회사채와 전환사채(CB) 등으로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아직도 배당만 주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스폰서 리츠의 생각이 문제"라면서 "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지 고민해야 하고, 이런 식의 리츠 운용 행태가 리츠 시장 전체를 죽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