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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리츠VS롯데리츠...엇갈리는 주가 흐름

물량 부담 속 본사 사옥 편입..한화리츠 주가 급락 포트폴리오 다각화 통한 성장 방점.. 롯데리츠 선방

2024-10-14 08:06:42이현중hj.lee@corebeat.co.kr

하반기 상장리츠의 유상증자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평가는 리츠 별로 엇갈린 모습이다.  한화리츠의 주가가 9월 이후 15%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롯데리츠의 하락폭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리인하 기대 속에 코스피 상장 리츠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리츠 Top 10 지수는 지난 10월 11일 종가 기준으로 823을 기록해 리츠의 유상증자 발표가 본격화되기 전인 8월말 882보다 6.6%가 떨어졌다. 여기에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부분도 영향을 줬지만 9월부터 집중된 상장 리츠의 유상증자 발표 때문인 것으로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한화리츠 낙폭 가장 커

주요 상장리츠 가운데 한화리츠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지난 9월2일 4816원(종가기준)이던 주가는 지난 10월4일 4100원까지 떨어져 14.8%나 급락했다. 지난달 13일 유상증자 관련 공시가 나온 후 하락폭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리츠는 4730억원 규모로 증자를 실시한다. 지난 9월25일 나온 1차 발행가는 4340원으로 최종 발행가는 11월6일 확정된다. 한화리츠의 현재 주가(11일 종가 4200원)는 1차 발행가를 밑도는 수준으로 높은 수준의 증자비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리츠의 지난 11일 기준 시가총액은 2965억원으로 증자비율은 160%에 달한다. 기존 시가총액의 1.6배에 달하는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증자가 주주 가치의 희석 우려와 맞물려 주가에는 마이너스 요인인데 물량마저 크다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한화리츠는 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본사 사옥인 장교동 한화빌딩을 편입하기에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운용자산(AUM) 규모가 1조6000억원으로 확대됨과 동시에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대주주인 한화생명보험이 유상증자 물량의 절반을 책임지기 때문에 물량 부담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낮아지는 배당률은 성공적 증자에는 걸림돌이다. 리츠 투자자 대부분이 배당 변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공모 당시 6%대로 약속한 배당률(공모가 기준)이 자산편입과 유상증자가 끝난 후인 내년부터 5%대로 떨어지는 것은 주주 이익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롯데리츠, 호텔 편입 등 리츠 경쟁력 강화 부각

롯데리츠의 주가도 지난 9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약세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낙폭(8.5%)은   한화리츠 낙폭(14.8%)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에 그쳐 한화리츠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리츠는 16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 지난 9월23일 1차 발행가가 3565원으로 나왔고 최종 발행가는 다음달 30일 확정된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8735억원으로 증자비율은 19%다. 160%에 달하는 한화리츠의 증자비율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롯데리츠는 이번 유상증자 자금으로 강남 L7호텔을 새롭게 편입한다. 롯데리츠는 이번 유상증자와 자산편입으로 그룹의 스폰서 리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롯데쇼핑의 리테일 자산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면 이제 타 계열사의 자산도 편입해 섹터가 호텔, 오피스 등으로 넓어질 예정이다. 앞으로 롯데물산과 개발 사업에서 협업 강화도 예상된다. 이번 유상증자에 롯데물산은 전체 유증 물량의 40%인 670억원(지분율 6.4%)을 투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물산이 개발한 부동산을 롯데리츠가 매입하고, 리츠가 보유 중인 자산을 롯데물산이 관리하거나 리모델링하는 등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롯데리츠의 경우 지금까지 그룹 자금줄 역할을 해오며 기존 보유자산의 유동화 수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앞으로는 리츠 자체의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라면서 “이에 반해 한화리츠는 대규모 증자의 이유가 본사 사옥의 편입에 있는 만큼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