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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리츠 설립 추진

2025년 상반기 리츠 자산관리회사 영업인가 신청 예정 종로구 신문로 흥국생명 빌딩 등 주요 자산 유동화 목표 대기업 리츠 진출, 자산 유동화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

2024-11-07 08:36:25이현중hj.lee@corebeat.co.kr

태광그룹이 부동산 리츠(REITs)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태광그룹은 2025년 상반기 중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영업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자사의 주요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고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최근 리츠 설립을 위한 핵심 인력을 외부에서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광그룹은 생명보험, 화재보험, 자산운용, 증권사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태광그룹이 리츠 설립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유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하고, 이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현재 그룹 핵심 계열사인 흥국생명은 재정 건정성과 위험 흡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지급 여력 비율이 경쟁 보험사에 비해 낮은 문제가 있다. 대주주의 증자 등 그룹의 재무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 시장성 조달로 자본을 확충하고 있지만 조달 금리가 높아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에도 취약하다. 리츠를 통한 유동화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종로구 신문로 흥국생명 빌딩 유동화 수순 밟을 듯

태광그룹의 부동산 자산 중 가장 주목 받는 건물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흥국생명 빌딩이다. 흥국생명 본사 건물로, 흥국화재, 흥국자산운용 등 주요 금융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는 태광그룹의 상징적 자산이다. 리츠 설립을 통해 자산유동화의 주요 대상으로 꼽힌다. 


흥국생명 빌딩은 지하 7층, 지상 24층 규모로 연면적은 7만 2053㎡(약 2만 1796평)에 달한다. 높은 전용률(63.31%)과 넓은 바닥 면적으로 서울 CBD(중심업무지구) 내에서도 프라임 빌딩으로 손꼽힌다. 또한 빌딩 앞에 있는 대형 조형물인 '해머링맨'(망치질하는 사람)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빌딩은 2000년 10월 흥국생명이 준공한 뒤, 한 달 만에 태광산업에 2539억 원에 매각됐고 2009년에는 다시 4205억 원에 흥국생명이 재매입했다.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442에 소재한 흥국생명 강남금융 플라자도 흥국생명 소유다.  신논현역과 강남역 사이에 대로변에 소재해 있어 건물 가치가 높다. 지난 2020년 준공한  부산시 동구 초량동 흥국생명 부산사옥도 유동화 대상 자산으로 꼽힌다.  연면적 1만8391m²( 약 5573평) 규모로 지상 15층, 지하 6층의 빌딩이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서울을 비롯한 주요 지방 도시에 다수의 사옥을 겸한 여러 오피스 빌딩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자산도 리츠 설립 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2023년 기준, 흥국생명은 자사 소유 사옥의 가치를 6602억 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신문로 빌딩을 포함한 수치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리츠 시장에 속속 진입하면서, 리츠가 주주 배당보다는 대기업이나 대주주의 자산 유동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