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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C 후순위 대출 투자한 인천 원창동 저온 창고 공매

올해 3월 준공 이후 100% 공실, GIC 120억원 전액 손실 불가피 감정평가액 1157억원, 임대 상황 외면한 비(非)현실적 가격 논란 대주단은 책임준공 미(未)이행 근거로 신한자산신탁 채무인수 소송

2024-12-17 08:17:31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싱가포르투자청(GIC)이 후순위 장기 대출로 투자한 인천 서구 원창동 냉동 물류센터가 공매에 넘어갔다. 현재 공매가 진행중이지만 감정평가액이 너무 높게 책정돼 있어 최종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저온 창고는 100% 공실이며, 원창동 일대는 저온 창고의 공급 과잉이 발생한 대표적인 지역이다.


대주단과 신탁사는 책임준공 약정 미(未)이행의 손해 배상 범위를 놓고 소송이 진행중인데, 금융 감독 당국이 새롭게 마련한 모범 규준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GIC 후순위 대출로 120억원...공매 진행중이나 감정평가액 너무 높아 유찰 예상

시행사인 케이엘케이에이치원(KLKH1)과 시공사인 에스원건설은 인천 서구 원창동 394-25 일대 연면적 2만8558㎡(8638평),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의 100% 저온창고를 건축했다. 원래 준공 예정일은 2023년 4월이었으나, 원자재 수급 등의 이유 지연돼 2024년3월 준공됐다. 


하지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100% 공실로 남자 대주단은 공매를 신청했다. 시행사의 2023년말 장기 대출금은 592억원인데, GIC는 ‘RECO ONE PRIVATE Ltd’ 명의로 후순위 대출 120억원을 해줬다.  

이 저온 창고는 2024년 10월 공매가 시작됐는데, 감정평가액 (토지와 건물 합계)이 1157억원이다. 시행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이 약 600억원과 공실률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다. 12월12일 850억원에도 유찰됐으며 내년 1월16일 11회차 최저가는 707억원이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감정평가액이 토지 매입비에 공사비, 금융비용을 더한 조성 원가로 책정됐기 때문에, 1차 공매는 유찰이 예상된다”며 “100% 공실이어서 시장에서는 가격을 300억~400억원대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후순위 대주는 100% 손실이며, 선순위 대주단도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금감원, 신탁사 책임준공 손해배상 범위 가이드라인 마련...현재 진행중인 소송 영향 주목

KB증권을 비롯한 대주단은 올해 2월 책임준공 확약을 체결한 신한자산신탁에 채무 인수를 요구하는 소송 (소송 가액 575억원)을 제기했다. 신한자산신탁은 책임준공 기한을 넘겨서 발생한 실제 손해만 배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처럼 대주단과 신탁사의 갈등이 커지자, 금융감독원은 최근 모범규준을 만들어 “대주단이 대출 원리금 회수가 지연됨으로써 발생하는 실제 손해액으로 한정하며, 대출 원리금 상환 약정과 대주단의 기회비용 배상은 금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신탁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법률과 행정 지침은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금감원의 모범규준이 이번 KB증권 등 대주단과 신한자산신탁 소송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신탁회사들이 책임준공 확약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어서 감독 당국이 신탁사에 유리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준 것”이라며 “법원이 기존 소송에서 금감원의 지침을 얼마만큼 인용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