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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의 끝나지 않은 시련, 대구 미분양 늪에 허덕여

신세계, PF 대출 만기 9개월 연장 위해 1804억원 연대 보증 대구 빌리브 라디체 주상복합, 15% 할인 분양 나서 기존 수분양자는 환매 요청 or 분양가 일부 할인

2025-01-07 08:38:39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신세계건설이 대구 지역 미분양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4년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지원으로 위기를 넘겼으나, 부실 사업장은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신세계건설은 대구 달서구 주상복합 분양가를 15% 할인하며 공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기존 수분양자들은 환매를 요청하며 아예 계약을 해지하거나, 분양가를 일부 할인 받았다.


신세계건설, 대구 달서구 주상복합 개발 사업 PF 대출 연대보증

시행사인 ‘레이먼드 인베스트먼트’와 시공사인 신세계건설은 2020년 대구 달서구 본동 760번지 일대에 ‘빌리브 라디체(VILLIV RADICE)’ 브랜드로 지하 4층~지상 49층, 아파트 520가구와 오피스텔 86실을 짓는 사업을 추진했다. 2025년 6월 입주를 목표로, 2021년말 분양을 시작했으나 2023년말 기준 분양률은 13.8%에 불과했다. 

시행사는 2020년 9월 새마을금고와 DB생명보험 등 대주단과 PF약정을 체결했고 2023년말 기준 1804억원을 집행했다. 총 분양 예상 수입은 4345억원이었다. 하지만 2023년말까지 분양 수입은 229억원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분양 환매 요청 금액(64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수입은 155억원에 그쳤다. 시행사는 분양율을 올리기 위해, 2023년 8월부터 환매 조건 분양을 내걸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레이먼드는 분양 대금으로 PF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PF 대출 만기를 2025년 3월말에서 12월말로 연장했는데 신세계 건설이 전액 지급보증을 섰다. 



신세계건설, 15% 할인 분양에 나섰다

신세계는 주상복합 공사를 2020년 9월 1641억원에 수주했으나, 2023년말 기준 미수금만 1027억원에 이른다. 책임준공 확약 조건이어서, 2025년 5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시행사는 이미 완전 자본잠식(마이너스 553억원) 상태이기 때문에, 2025년말 만기가 돌아오는 PF 대출1804억원은 사실상 신세계가 분양 대금 또는 자체 자금으로 갚아야 한다. 


신세계건설은 기존 분양가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2024년 11월부터 잔여세대 물량에 대해 분양가 15% 할인 카드를 꺼냈다. 분양가 할인이 브랜드 가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보다는, 분양 수입으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더욱 중요했기 때문이다. 기존 수분양자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동/호수 배정에 혜택을 주고 분양가도 일부 할인해줬다.


신세계건설은 2024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2024년 그룹 계열사의 대규모 지원을 받았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레저 사업부문을 2078억원에 넘겨 받았고, 신세계I&C는 회사채 600억원을 인수했다. 모회사인 이마트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6500억원을 인수했다. 신세계건설은 2월에 100% 이마트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어서, 신세계건설의 부실은 이제 이마트가 책임지게 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