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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한국투자증권 인수하는 두산타워에 재투자

두산그룹, 임대차 계약 연장하며 임차료 인상 예상 ㈜두산, 기존 투자자로 처분 배당 약 140억 예상 한투증권, 기관 전용 부동산 PEF로 투자하며 운용사와 경쟁

2025-02-20 08:31:03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한국투자증권이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를 인수하면서, 두산그룹이 기존 지분을 그대로 재투자하며 임차인으로 남아있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5년 전 채권단 관리 상황에서 마스턴투자운용을 파트너로 삼아 건물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는데, 이번에는 한국투자증권을 파트너로 삼은 것이다.


다만, 대출 금리는 올라가고, 동대문 상권의 추락으로 건물 가치는 하락한 상황에서 두산그룹이 어떤 형태로 이를 보전할지 주목된다.


한투증권, 기관 전용 PEF 활용해 인수...운용사와 본격 경쟁 시작

한투증권은 2024년 군인공제회, 캐피탈랜드투자운용, 현대캐피탈 등과 함께 1800억원 규모의 기관 전용 부동산 사모펀드(PEF)를 조성했고, 그동안 PF 대출 중심으로 운용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실물 자산인 두산타워 인수에 투자하며, 경쟁자인 이지스자산운용을 따돌렸다. 증권사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자산운용사가 주도했던 투자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것이다.


마스턴이 2020년 두산타워를 8000억원(부대 비용 포함 8772억원)에 인수할 때, ㈜두산은 제1종 수익증권(우선주)에 600억원, 3종 수익증권(보통주)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오피스와 두타몰을 책임 임차(Master Lease)하고 기간은 5+5년으로 정했다.


한투증권은 이번에 인수가격으로 약 9000억원 (부대 비용 제외)을 제시했다. ㈜두산은 이번에도 우선주와 보통주 투자금액을 그대로 재투자하고, 책임 임차 기간도 5년 연장한다. 투자 비율을 감안할 때, 이번 매각으로 ㈜두산은 약 140억원의 처분 배당이 예상된다.



두산그룹, 높아진 대출 금리 감안해 임대료 인상 예상

한투증권은 새로운 인수자로 나섰지만, 시장 상황은 5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


마스턴은 인수 당시 선순위 1400억원 (All-in 기준 2.8%), 중순위 1200억원(4.8%)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그동안 시장 금리가 많이 올라서 2025년 우량 오피스의 선순위 담보 대출 금리는 약 4.5%, 중순위는 6.5% 수준으로 높아졌다. 


리테일 상황도 달라졌다. 동대문 상권이 추락하면서 ㈜두산이 책임 임차한 두타몰은 거의 비어 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최소임대료 보장(MRG) 방식으로 6~14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매출 상황이 좋지 않다. 연간 임대료는 100억~140억원이다.


그만큼 두산타워의 자산가치는 떨어졌는데, 한투증권은 5년 전보다 1000억원 비싸게 매입한다. ㈜두산은 오피스는 연간 147억원, 두타몰은 175억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시장 금리 상승과 리테일 매출 하락을 감안하면, ㈜두산이 임대료를 많이 올리거나, 보통주/우선주 추가 투자를 통해 수익 구조를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