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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대출펀드 우선주 투자 허용, 왜?

국내 부동산투자 확대하는 국민연금 대출 펀드에 6000억 원 투자 대출 금리 떨어져 우선주로 수익률 확보

2024-08-13 07:43:10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국내 부동산 대출 펀드에 6000억 원 투자

국민연금이 9일 위탁운용사 선정 계획을 공고하면서 국내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국민연금은 이날 ‘2024년 국민연금기금 국내 부동산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계획 공고’를 통해 대출(debt) 펀드 위탁운용사 2개사와 코어 플랫폼 펀드 위탁운용사 3개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대출 펀드와 코어 플랫폼 펀드에 각각 6000억 원, 7500억 원 출자할 예정이다.


대출 펀드의 경우 국내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투자해야 한다. 펀드 만기는 10년 이내이며 2년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연금은 8월30일까지 대출 펀드 운용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 접수를 받은 뒤 11월에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대출 펀드의 목표수익률로 6.1%(보수 차감 후)를 제시했다. 6.1%의 목표수익률은 현재 선순위 담보대출 금리가 5%대 초반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설정하는 대출 펀드가 우선주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국민연금은 공고문을 통해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우선주(1종 수익증권 포함) 투자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준공 후 담보대출의 경우 70% 이상 투자하고, 중순위 또는 우선주 투자한도는 합계 30% 이내에서 운용해야 하다고 덧붙였다. 우선주 투자는 선순위, 중순위 대출보다 이자가 높은 후순위 대출과 마찬가지로 수익률은 높지만 회수 가능성이 떨어지는 리스크가 있다. 은행, 보험 등 전통적인 대주들은 리스크를 제한하며 선순위 대출을 해주고, 캐피탈, 저축은행 등이 ‘고위험 고수익’ 후순위 대출을 해준다.


국민연금은 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도 가능하도록 했으며, 다만 선순위 대출만 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주 투자로 수익률 확보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뒤늦게 대출 펀드 투자에 나서는 바람에 목표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우선주 투자라는 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행사들이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졌고 부동산 대출 금리가 높아졌다. 은행, 보험사 등 전통적인 대주들 대신 사모펀드,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이 나서 자금을 공급하면서 큰 수익을 냈다. 자연스럽게 부동산 대출 펀드는 새로운 투자처로 연기금들의 주목을 받았다. 작년 초 코어 부동산의 선순위 대출 금리가 7%까지 올랐을 때 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등 연기금들은 부동산 대출 펀드로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올해 들어서도 중소기업중앙회 자금을 운용하는 노란우산공제회와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부동산 대출펀드에 각각 6000억 원, 2000억 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신한자산운용을 통해 41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대출펀드를 조성한 교직원공제회도 KB자산운용에 2000억 원 규모의 대출 펀드 운용을 맡겼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선순위 대출 금리가 5%대 초반으로 떨어졌지만 지금이라도 국민연금이 대출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며 “시장의 기회를 기민하게 포착해 적극적으로 정책적 판단을 내린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코어 플랫폼 펀드는 오피스, 호텔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도심형 물류센터, 셀프 스토리지 등 뉴 이코노미 섹터에 최소 30% 이상 투자하도록 했다. 오피스는 건물 가치를 제고할 수 있거나 저평가된 자산만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