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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타증권 빌딩 재개발, 본PF 성사 앞둬
NH증권, PF 총액 인수로 구원 투수 역할 브릿지 대출 3300억원에서 본PF 6600억원으로 증액 CJ대한통운, 시공사로 책임준공 확약 개발 원가 평당 4000만원 육박해 매수자 찾기 부담
어려움을 겪었던 서울 명동 유안타증권 빌딩 재개발 프로젝트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성사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재 브릿지 대출 단계여서 8월말까지 본 PF 모집이 안될 경우, 프로젝트가 좌초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많았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캡스톤자산운용의 아픈 손가락이기도 하다. 또한, 새마을금고가 개발형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서 약 1100억원을 투자한 대형 프로젝트여서, 이번 PF 성공 여부는 전체적인 부동산PF 시장 전망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 관심을 모았다.
PF 대주단 모집, 마무리 단계에 진입
이번 PF 모집의 주간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NH투자증권은 올해 3월 IB 경력이 풍부한 윤병운 대표 취임 이후 IB (Investment Banking)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NH증권은 그동안 유안타 빌딩 재개발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이번에 PF 총액 인수 조건을 걸고 대주단 모집에 나섰다. 자금조달의 책임을 전적으로 지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브릿지 대출에 선순위 담보대출로 참여했던 기업은행(600억원), 농협은행(510억원)은 PF 모집에서 빠졌다. 대신 대출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와 보험사들이 대거 참여해 선순위 대출 4100억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2순위는 캐피탈 회사 중심으로 1120억원을 마련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코람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캠코 PF사업장 정상화 지원 펀드’에서 3순위로 350억원 대출을 검토중이라는 점이다.
브릿지 대출은 2023년말 기준 3345억원이었으나, PF 총액은 건축비 및 금융비용까지 포함해 6600억원대로 늘어난다. PF 성사에는 대기업 계열사인 CJ대한통운(2018년 CJ건설 흡수 합병)의 책임준공 확약도 한몫 했다. 중소형 건설사가 아닌 대기업 계열사의 재무안전성이 뒷받침돼, 선순위 대주단 모집이 비교적 수월했다.
순탄치 않았던 PF 전환 과정, 한 고비 넘긴 새마을금고
캡스톤자산운용은 2022년 NH아문디운용에서 유안타증권 빌딩을 3060억원에 매입했다. 앵커 투자자는 새마을금고의 개발형 블라인드 펀드다. 새마을금고는 신한은행(수탁자 지위)을 통해 캡스톤명동PFV (사업 시행사)에 자본금 94억5000만원을 투자하고, 3순위 브릿지 대출(734억원)에 참여했다. 2순위 브릿지 대출에는 새마을금고 명의로 300억원을 집행했다.
그동안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PF 대출 전환이 여의치 않았으며, 올해 4월 어렵게 브릿지 대출 만기연장에 성공했다. 그러다가 6월 초에 서울 중구청의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나오면서 사업성이 대폭 보강돼 PF 전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캠코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가 3순위 대출자로 참여하면서 확실하게 숨통이 트였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4월 여의도 앵커원 빌딩으로 이전해, 현재 이 건물은 비어 있다.
개발 원가 높아, 준공후 매수자 찾기 부담은 남아
CJ대한통운의 책임준공 확약 기간은 49개월로 PF 대출 기간도 이와 비슷하다. 따라서 약 4년후 준공되기 전에 대형 임차인을 찾거나, 선(先)매수자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부동산 투자 업계 관계자는 “유안타 프로젝트는 개발 원가가 평당 40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며 “개발 이익을 감안하면 평당 4500만원 이상에 매각해야 하는데, 을지로와 세운상가 일대에서 예정된 오피스 공급 물량을 감안하면, 재무적 투자자(FI)가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4년 동안 사옥 수요가 있는 전략적 투자자(SI)를 찾거나, 우량 임차인을 구하는 것이 남은 숙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