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의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구현하는 수단은 개방형 녹지다. 개방형 녹지란 말그대로 민간 개발업체가 대지의 일부를 녹지로 조성해 일반인이 걸어 다닐 수 있도록 개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개방형 녹지를 만들어 일반인에게 공개하면 용적률과 높이 등의 인센티브를 준다.

개방형 녹지라는 말은 서울시가 작년 2월 확정 발표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처음 등장한다.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은 서울시가 무질서한 정비사업을 방지하고 적정한 밀도의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서울에서 시행되는 모든 정비사업에 일관되게 적용되는 가이드라인을 말한다. 10년 단위로 수립되고 5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하여 그 결과를 반영한다.

서울시는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서 ‘서울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울도심 녹지공간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개방형 녹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개방형 녹지에 대해 ‘건축법 상 확보가 필요한 공개공지, 조경공간을 포함하며, 보행공간과 연계하여 녹지 및 휴게공간이 조성된 보도에 면한 공지, 주변 개방형 녹지와 연계되어 녹지 및 휴게공간이 조성된 건물 사이 공지 및 보행통로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개방형 녹지를 서울도심에서는 대지면적의 30%를 의무적으로 조성하도록 기본계획에서 명시했다. 대신 개방형 녹지와 건폐율 기준 강화에 의해 감소되는 밀도 보전을 위해 허용 및 상한용적률 인센티브와 높이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는 개방형 녹지를 얼마나 조성하느냐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가 얼마나 제공되는지 산식(기준용적률X(추가녹지면적/획지면적)X2.0)이 제시돼 있다. 예를 들어 대지면적이 5000m²인 사업장이 의무적으로 조성해야 하는 개방형녹지 면적은 30%인 1500m²이다. 만약 이 사업장이 1917제곱미터(대지면적의 38%)의 개방형녹지를 조성했다면 산식에 따라 100%(600%X(417/5000)X2.0)의 허용용적률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개방형 녹지는 공개공지를 포함한다는 사실이다. 서울시는 같은 녹지인데 개방형 녹지 초과 조성으로 허용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 동시에 공개공지 초과 조성으로 상한용적률 인센티브를 중복해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개방형 녹지와 공개공지는 사실상 같은 개념인데 중복해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개발업자에 대한 과도한 특혜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시가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통해 개방형 녹지를 도입한 이후 진행중인 정비사업의 용적률이 대폭 상승했다.

한호건설이 8240제곱미터의 대지에 오피스 건물을 짓는 세운 3-2·3구역의 경우 30%의 의무비율을 초과하는 개방형 녹지 조성에 따라 180.7%의 용적률 완화를 받는 한편, 공개공지 초과 조성으로 53.5%의 용적률을 추가로 제공받았다. 이에 따라 세운 3-2·3구역의 최종 용적률은 23년 11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통해 1525%로 치솟았다. 종전 용적률은 874%(세운 3-2구역), 893%(세운 3-3구역)였다.

을지로 수표구역의 경우 10,336제곱미터의 대지 가운데 의무 조성 비율을 603제곱미터 초과해 총 3703제곱미터의 개방형 녹지를 조성했다. 이로써 개방형 녹지 초과 조성으로 70%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았고, 공개공지 초과 조성으로 추가로 118.5%의 용적률 완화를 제공받았다.

밀레니엄 힐튼 호텔을 재개발하는 양동 4-2·7지구도 개방형 녹지 초과 조성으로 용적률 100% 인센티브, 공개공지 초과 조성으로 150% 인센티브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