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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2가 오피스 프로젝트, 높은 토지 매입가에 발목

토지 매입비 평당 2억원, 반면 용적률은 560%로 낮아 패스트 파이브 100% 책임 임차, 하나대체 예약 매매에도 PF 성사 어려움

2024-08-21 08:29:07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성수동2가 오피스 건축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으며, 그 여파가 한양학원 그룹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기 직전인 2022년 하반기 성수동 일대에 무신사와 크래프톤 등 신흥 기업과 스타트업이 몰려들고, MZ세대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토지 매입이 경쟁적으로 이뤄졌다. 이는 토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는데,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프로젝트가 흔들리고 있다.


한양학원 관련 기업인 HHR자산운용의 선(先)매입 확약도 이뤄졌고, 준공후 100% 책임 임대차 계약도 체결됐는데, 왜 본 PF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을까?

높은 토지 매입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성수동2가 오피스 프로젝트가 위기에 봉착한 가장 큰 이유는 높은 토지 가격에 있다. 시행사인 참좋은월드는 성수동 2가 277-3번지 일대 대지면적 500평을 평당 2억원 수준인 1110억원에 매입했다. 문제는 성수동 오피스 프로젝트의 단점은 용적률이 낮다는 것이다. 이 오피스도 560%에 불과해 연면적이 5000평 밖에 나오지 않는다. 서울 도심과 강남, 여의도 지역 오피스 용적률이 1000%가 넘는 것과 비교하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 

두 번째는 급등한 건축비다. HHR자산운용은 직접/간접 공사비를 444억원(평당 약 890만원)으로 책정했다. 부동산 개발/자산관리 기업인 ‘무브’에 따르면 2024년 2월 기준 프라임(Prime) 오피스 공사비는 평당 1080만원, A급은 950만원 수준으로, HHR자산운용 추정 금액보다 높은 편이다. 대주단 입장에서는 건설 원가 측면에서 과거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요즘 성수동 개발 사업은 토지 매입비가 평당 1억3000만원을 넘으면 사업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며 “코로나 이후 성수동 지역이 급격히 부상하면서, 시행사가 토지를 너무 비싸게 매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임대 100%, 선매입 약정도 있는데...

이 건축물은 완공시 공유 오피스 기업인 패스트 파이브가 100% 마스터 리스 약정을 체결했는데 실질 임대료(Effective NOC)가 평당 34만원이다. 성수동에서 비교적 최근 건축된 프라임 오피스인 팩토리얼 성수1, 크래프톤 사옥의 임대료가 27만~28만원 수준, 무신사 캠퍼스1이 24만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패스트 파이브 임대료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패스트 파이브 타워의 임대료는 평당 20만원대 초반이고, 공유 오피스 기업은 싸게 임차해 비싸게 임대해야 수익이 발생한다는 사업 구조를 감안할 때, 임대료가 너무 높다는 평가가 많다.


두번 째는 2023년 감사보고서에 표기된 선매입 약정이다. 하나대체운용은 2022년 9월27일 참좋은월드와 부동산 예약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아래 그림 참조)


준공후 1910억원에 매입하기로 하고, 계약금 40억원을 선지급했으며, 잔금 1870억원은 PF 대출 만기일 또는 건물 사용 승인서 교부일에 지급하기로 했다. 시행사는 2022년 5월 토지매입 계약을 체결했고, 9월에 브릿지 대출 및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다. 즉 하나대체의 계약 시점과 시행사의 브릿지 대출 시점이 정확히 일치한다. 일반적으로 건축물 선매입은 인허가 절차를 끝내고 본 PF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대주단의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뤄지는데, 이 오피스는 이례적으로 브릿지 대출 시점에 계약이 체결됐다. 

HHR자산운용이 PF대주단 모집을 위해 작성한 IM(투자설명서)에는 1950억원 선매입 확약이 포함돼 있다. 이미 하나대체의 인수가 결정된 건물을 HHR자산운용을 떠안는 것이어서 하나대체운용 매매 계약의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하나대체운용의 예약 매매 계약은 브릿지 대출 성사를 지원하는 목적이지, 실제로 건물을 인수할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지금은 하나대체가 빠져나오기 위해 후임 매수자를 찾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