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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몸값 인정받는 데이터 센터

MKIF가 인수한 하남 IDC, Cap Rate 4%대 완공 이후 담보대출 전환 금리도 5% 수준 임차인 구한 DC는 프라임 오피스급 인정받아

2024-08-23 08:40:10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데이터 센터(DC)가 금융 시장에서 프라임 (Prime) 오피스 대우를 받고 있다. 매매 과정에서 캡 레이트(Cap Rate. 요구 수익률)는 4%대에서 결정되고, 완공 시점의 담보 대출 금리도 5% 수준으로 내려왔다. 오피스, 호텔, 물류센터와 달리 데이터 센터는 그동안 담보가치 평가가 어렵다는 이유로 국내 은행과 보험사 등이 담보 대출을 꺼렸는데, 이제는 담보 대출 대상에 포함되는 추세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데이터 센터는 클라우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AI(인공지능) 등 3개 분야의 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MKIF, 하남IDC를 캡레이트 4%대로 평가해 인수

7월말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MKIF)는 이지스자산운용이 개발중인 하남IDC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매매 대금은 7340억원인데, 남은 공사비용과 부대 비용을 합한 총 투자 금액은 9180억원이다. 투자금은 MKIF가 데이터 센터 인수 주체로 설립하는 그린디지털인프라(주)에 3030억원을 투자하고, 그린디지털인프라가 자체적으로 선순위대출 4,950억원 및 브릿지론 1,2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선순위 대출에서 4000억원(Tranche A)은 금리가 4.95%, 950억원(Tranche B)은 4.56%로 예상보다 많이 낮은 수준이다.

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 관계자는 “MKIF가 인수할 때 적용한 캡 레이트가 4%대로 서울 도심의 프라임 오피스 수준이어서 모두 놀랐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데이터 센터 개발 프로젝트에 진입해 성공적으로 매각한 첫 사례여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MKIF는 그동안 도로와 도시가스, 항만, 철도 투자를 통해 매년 안정적으로 연간 6%가 넘는 배당률을 기록해, 기관 뿐만 아니라 국채 수익률 이상의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투자 대상이 전통 산업에 집중돼 있어 성장성이 낮다는 평가가 많았다.


국내 부동산 투자회사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캡 레이트 보다 높아서 매입하면 곧바로 역마진이 발생한다”며 “MKIF가 투자자들에게 성장성을 인정받기 위해 하남IDC를 비교적 높은 가격에 인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 보험사도 데이터 센터 담보 대출 참여

오피스와 물류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 개발이 본 PF(Project Financing)를 거쳐 마무리되면, 투자 및 개발사는 이를 은행과 보험사 중심의 담보대출로 전환한다. 하지만 데이터 센터 자산은 각종 서버와 IT장비가 주를 이루고 있어 담보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자산 소유주가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할 경우, 금융회사가 경/공매를 통해 원리금을 회수해야 한다. 하지만, 토지 이외에 IT 장비와 서버는 2-3년 마다 교체하기 때문에 담보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래서 국내 은행과 지금까지 데이터 센터 담보대출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반면, 외국계 은행은 데이터 센터의 성장 잠재력과 시장성을 높게 평가했고, 한국 지점이 아닌, 홍콩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한국 데이터 센터 프로젝트에 대출자로 참여해왔다.


그런데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최근 수도권에서 개발한 A 데이터 센터는 완공과 동시에 임차인을 100% 채우면서 국내 금융회사로부터 5% 초반에 선순위 담보대출을 받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내 은행들이 데이터 센터 장비의 담보가치를 평가할 방법이 없어서 대출 자체를 안 해줬는데, 이제는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서고 있다”며 “금리도 프라임 오피스 수준으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가 국내 데이터 센터 수요의 약 60~70%를 차지하는데, 공급 부족으로 연간 임대료가 30~40% 올라 데이터 센터의 순영업이익(NOI)이 크게 높아졌다. 데이터 센터는 고객사가 서버를 옮기는데 따른 리스크가 크고, 이전 비용도 상당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장기 임차를 선호하며,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기존 위치에서 더 많은 공간을 임차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임차 기간은 최소 10년, 대부분 15년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데, 국내 은행들은 이런 점에 주목해 담보 대출에 나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