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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래스 호텔 재개발, 브릿지론 만기연장 실패

8월19일 4050억 원 만기, 대주단 연장 거부 시행사 더랜드, 대주단에 "홍콩 펀드와 매각 협상 중…8월말까지 기다려달라" EOD 가능성 높아 공매시 선순위 대주도 손실 불가피

2024-08-30 08:47:08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더팰리스 73 브릿지론 만기연장 안돼

옛 쉐라톤 팔래스 호텔 부지에 고급 주거시설을 새로 짓는 ‘더팰리스 73’ 프로젝트가 브릿지론 만기연장에 실패했다.


더팰리스 73의 시행사는 프로젝트를 홍콩계 펀드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8월말까지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


2일 부동산IB 업계에 따르면 더팰리스 73의 시행사인 더랜드는 지난달 19일 만기가 돌아온 4050억 원에 이르는 브릿지론의 만기 연장에 실패했다.



더팰리스 73 프로젝트의 대주단은 2020년 최초 대출을 해준 뒤 이미 4차례 만기연장해 준 바 있으며 6월 18일 또다시 만기가 돌아왔을 때 대출약정에 따라 2개월 간 만기를 연장해줬다. 대출 약정서에는 시행사가 이자를 정상적으로 지급하면 만기를 2개월 연장해준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 조항에 따라 대주단은 브릿지론의 만기를 1개월씩 두 차례 연장해줬다. 그리고 지난달 19일 최종 만기가 돌아왔을 때 대주단은 연장을 거부했다.


부동산IB 업계 관계자는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을 정리하라는 금융감독원의 압력을 받고 있는 대주 기관들이 만기연장에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랜드는 시행을 위해 세운 PFV를 매각하기 위해 홍콩 펀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니 8월 말까지 시간을 달라고 대주단에 요청했다”며 “하지만 매각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주단은 더팰리스 73의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는 더랜드 측에 브릿지론을 본PF로 전환하려면 50% 이상의 사전예약을 확보할 것으로 요구했으나 더랜드는 이 조건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순위 대출 비중 81%…공매 시 손실 불가피

지난 2020년 서주산업개발로부터 3500억 원에 팔래스 호텔을 사들인 더랜드는 계열사인 랜드미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랜드미는 위탁시행사로 더팰리스 73 프로젝트에 참여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더랜드는 국내 1세대 디벨로퍼인 김완식 회장이 2001년 설립한 회사다.


랜드미의 2023년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랜드미는 이 사업을 위해 △트랜치 A 3300억 원(금리 7%) △트랜치 B 550억 원(금리 9%) △트랜치 C 200억 원(금리 13%) 등 총 4050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트랜치 A의 주요 대주기관은 롯데손보 1000억 원, 현대해상 505억 원, 비씨카드 300억 원, 산은캐피탈 295억 원, IBK캐피탈 200억 원, 신한캐피탈 150억 원, DGB캐피탈 100억 원, 지역 새마을금고 총 500억 원 등이다.

더팰리스 73 프로젝트가 기한이익 상실(EOD)에 처해 공매에 넘어갈 경우 1순위 대출기관의 손실도 불가피하다. 4050억 원의 대출 가운데 선순위 대출이 81%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공매에 넘어가면 감정평가 금액의 50% 정도를 회수한다.

인허가 절차 늦어지며 착공 지연

더랜드는 팔래스 호텔을 허물고 지하 4층~지상 35층 2개동 건물에 아파트 58세대와 오피스텔 15실 등 총 73세대의 고급 주거시설을 개발하는 더팰리스 73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인허가를 거쳐 2022년 상반기에 공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인허가 절차가 늦어지면서 착공이 지연됐다.


 1개 층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1채 또는 2채가 지어지는 하이엔드 주거시설이다. 아파트 기준으로는 한 층에 한 세대로 실사용면적 120평 규모의 프라이빗 구조로 설계됐다. 1300평 규모로 프라이빗 피트니스, 스파, 풀사이드 클럽, 와인 라이브러리, 프라이빗 쉐프 키친 등 12개의 프라이빗 시설과 갤러리, 럭셔리 카 라운지, 미슐랭 F&B, 요트·승마 라운지 등 6개의 특화된 리테일 공간이 들어선다.


시공은 삼성물산이 맡는다. 김완식 회장은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을 1년 이상 설득해 시공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더랜드 측과 시공 계약을 맺은 것은 맞다”며 “하지만 책임준공 계약은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될 때 구체적인 조건을 보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분양가가 최고 수백억 원에 이르는 초고가 레지던스의 분양이 제대로 이뤄질 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더팰리스 73의 아파트 평형에 따라 120억~400억원대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고가 레지던스라는 점에서 잠재적 수요자는 슈퍼리치로 한정되기 때문에 일반 아파트와 달리 입주자를 찾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상층부에 지은 ‘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경우 2017년 2월 분양을 시작했는데 4년 가까이 지난 2020년 말 223실 가운데 절반 수준인 119실만 분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