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정책

서울시 용적률 상향으로 호텔 공급 지원

1호 수혜자는 신세계, 옛 프리마호텔 부지 개발 호텔 비중 50% 넘으면 용적률 20% 추가 부여 코로나 거치며 호텔 공급 부족 상황 직면

2024-09-02 08:11:01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 달성을 위해 용적률 상향 조정을 당근으로 제시하며 호텔 공급에 발벗고 나섰다. 코로나 기간에 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호텔 공급이 줄었으나, 엔데믹 이후 호텔 수요가 다시 급격히 살아나면서,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1호 수혜자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최근 사업권을 인수한 옛 프리마호텔 재개발 부지다.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용적률 상향 혜택을 부여함에 따라, 앞으로 투자자들의 호텔 개발 및 투자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르피에드 청담, 기존 계획은 호텔 32%, 초고가 오피스텔 60%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6월말 옛 프리마호텔 재개발 사업 시행사인 하이퍼청담PFV㈜ 지분을 95%를 인수하며, 브릿지 대출 4640억원 만기를 2025년 11월로 연장했다. 이때 신세계가 대주단에 제출한 사업계획은 호텔 60실, 하이엔드 레지던스 (초고가 오피스텔) 49세대, 근린 생활시설 지하 2층~1층을 건축하는 것이었다. 호텔은 2~16층, 레지던스는 17~47층(스카이 가든 28,29층 포함)으로 호텔 비중이 32%였다.


신세계는 이미 역삼동 옛 르네상스호텔 재개발을 통해 오피스(센터필드)와 호텔(조선팰리스호텔)을 건축해 크게 성공을 거뒀다. 이 경험을 살려 옛 프리마호텔도 재개발해 고급 주거단지와 ‘제2의 조선팰리스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이퍼청담은 2023년말 서울시의 ‘도시건축 창의혁신 디자인’ 시범사업 대상으로 최종 선정되면서 용적률이 420%에서 599%로 높아졌다. 하지만 신세계는 설계변경을 통해 용적률을 780%로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신세계, 서울시 정책에 맞춰 호텔 비중 50% 이상으로 높인다

지난 3월 서울시는 둘 이상의 용도 지역이 중첩되어 있는 노선형 사업지역을 하나의 용도 지역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역세권 활성화 사업 운용 기준’을 개정했다. 이때 일반 상업지역으로 상향시 복합용도 도입을 의무화했으며, 복합 용도는 전체 용적률 가운데 50% 이상을 업무시설(오피스텔 제외) 또는 관광 숙박시설로 건축하는 조건이다. 서울시는 또한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열기 위해 호텔 건축시 최대 20% 용적률을 추가로 부여한다. 


개정된 기준은 간선 도로변인 하이퍼청담 부지에 첫 적용돼, 서울시는 이를 일반 상업지역으로 종(種)상향하기로 했다. 일반 상업지역의 최대 용적률은 800%인데, 호텔 비중이 50%를 넘어서면 용적률이 최대 20% 추가될 수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사업계획을 수정해 현재 32%인 호텔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여, 용적률을 599%에서 879%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호텔, 활황기에 공급 부족에 시달린다

코로나 팬데믹이 마무리되기 시작한 2023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동시에 MZ세대를 중심으로 ‘호캉스’ ‘고급 호텔 100% 누리기’ 등의 트렌드가 생겨나면서 국내 내수가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호텔 공급은 지지부진하다.


상업용 부동산 자문사인 새빌스(Savills)에 코리아에 따르면, 2020~2023년 서울 4성급 호텔들은 약 1040실이 증가했다. 반면, 5성급 호텔은 신규 공급과 폐업이 함께 이뤄지면서 객실 수는 약 60여실 증가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 5성급 호텔의 평균객실단가(ADR)는 2020년에 비해 47% 상승한 32.2만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시는 8월말 도시/주거 환경정비 기본계획을 개정해, 서울 도심에 3성급 이상 호텔 건축시 허용 용적률을 최대 100% 주기로 했다. 관광 도시로 가기 위한 필수 요건인 호텔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상당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