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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아킬레스건'...미착공 사업장

연대 보증. 자금보충 등 재무 부담 여전

2024-09-09 08:07:25이현중hj.lee@corebeat.co.kr

현대건설 상반기 기준 PF 보증 규모 11조4589억 원

2023년 기준 시공능력 2위 현대건설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불안한 시선이 여전하다. 현대건설의 10조원을 넘는 자본 총계를 고려하면 관여된 PF 사업장이 부실화될 개연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 그렇지만 사업 진행이 지연되면서 대규모 연대 보증 및 자금약정을 한 사업장에 대한 투자시장의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의 PF 관련 보증금액은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11조4589억원에 달한다. 지난 1분기말 11조130억원보다 더 늘었다.

CJ 가양부지 개발+가양 이마트 개발...보증금액 2조5901억 원

현대건설의 연대보증한 금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인창개발의 CJ 부지 개발이다. 전체 보증 금액이 1조 6940억 원이다. 아직 착공 전이고 브릿지론 단계다. 이 프로젝트의 총 사업 규모는 5조 원을 넘는다. 2019년 사업부지 인수 당시 착공 시점을 2022년 정도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착공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인창개발과 현대건설은 착공 시점을 올 8월로 공언했지만 이 또한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다음으로 큰 사업장이 가양동 이마트 부지다. 이마트 가양점을 허물고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연면적 5만 8413평에 달하는 지식산업센터(이하 지산) 및 근린생활시절이 들어설 예정이다. 당초 오피스텔 개발을 계획했지만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지산으로 바뀌었다. 브릿지 단계로 현대건설의 보증규모는 8961억 원이다. 지난 4월 서울시 제8차 건축위원회에서 건축 심의를 통과했고 연내 건축허가가 남았다. 일정대로면 내년 5월경 착공이 예상되며 준공은 2028년 9월이다. 역시 자금 조달은 유동화회사를 통해 이루어졌고 현대건설이 연대보증을 섰다.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모두 달라 만기가 될 때마다 새로운 유동화 회사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현대건설이 연대보증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현대건설이 시행주체인 케이스퀘어그랜드강서PFV의 지분 29.9%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이스턴투자개발(49%), 코람코자산운용(15.1%), 신한자산신탁(6%) 등이 가지고 있다. 


CJ 가양동부지 개발과 가양동 이마트부지 개발 두 사업에 현대건설이 보증한 금액만도 2조 5901억 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의 기타사업 기준 전체 브릿지론 보증 규모(3조 6971억 원)의 70%를 차지한다. 두 사업의 진행 여부가 현대건설의 재무 안정성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수 밖에 없다. 


미착공 사업장 브릿지론 불안 여전

다음으로 지급 보증 규모가 큰 브릿지론 프로젝트는 르메르디앙호텔 부지 개발 사업으로 2650억 원을 보증했다. 마스턴투자운용과 진행하는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부지 개발사업은 업무시설·오피스텔을 짓는 복합 개발 사업으로 내년 4월이 착공 예정일로 준공은 2029년 4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스턴116호 강남프리미어 프로젝트금융투자㈜가 개발을 담당하는 PFV로 현대건설은 이 피에프브이에 29.9%의 지분도 가지고 있다. 


힐튼호텔 재개발 사업에도 현대건설은 2000억원의 브릿지론에 대해 지급 보증을 했다. 힐튼호텔 재개발의 사업주체는 와이디427PFV로 현대건설은 보통주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의 재개발 통합심의에 통과해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산동 LG전자 B연구소 부지의 경우 시행사가 코아셋디앤씨로 현대건설의 보증규모는 1725억 원이다.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22년 2400억 원에 인수한 곳이다. 작년 말 기준 브릿지론 규모는 총 2830억 원이다. 이 사업의 시행사 코아셋디앤씨는 인창개발 소유주인 김영철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다. 올 연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서역세권 오피스 프로젝트에는 1460억 원의 자금보충 약정을 했다. 수서대토개발이 시행사로 강남구 수서동 일원에 지하 8층 지상 15층 규모의 오피스 건물을 건설할 예정이다. ‘퍼블릭 수서’로 명명되는 이 사업은 지난해 말 착공이 예상됐지만 올 6월로 연기된 후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브릿지론이 계속 연장되면서 착공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 인허가는 올 상반기 완료했다.     


크라운호텔 부지 개발사업 역시 현대건설이 1519억 원의 자금보충 약정을 했다. 이 프로젝트는 하이엔드 주거시설로 개발될 예정으로 케이스퀘어용산PFV가 시행사로 여기에 현대건설의 지분은 49.5%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PF 보증 관련된 우발 채무 규모를 줄여야 하는 과제가 현대건설의 크레딧에 중요한 변수”라면서 “미착공 사업의 규모가 큰 데다 사업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브릿지론의 부실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