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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리츠/이지스, 레버리지 역습 당한 해외 투자

제이알글로벌리츠, 7.24억 유로 대출 만기 연장 금리 1%→5% 이지스, 약 3500억원 유럽 대출 금리 1%→6%대 제이알은 배당금 40% 삭감, 이지스는 배당금 미지급

2024-09-26 08:39:18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글로벌 저금리 시대에 최대한 레버리지(Leverage), 즉 대출을 일으켜 매입했던 해외 부동산 투자가 ‘금리 상승’의 역풍을 강하게 맞고 있다. 대출 이자 비용이 급증하면서, 배당금이 크게 감소하거나, 아예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나마 임대수익이 버티고 있지만, 미래 현금흐름 감소로 자산 가치도 크게 하락하면서, 매각도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해외 투자자는 부동산 인수때 LTV(담보인정비율) 40% 이하를 유지해 금리 상승 리스크에 대비하지만, 한국은 최대치인 60%까지 올렸다가 부메랑을 세게 맞은 것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 2025년부터 3년 동안 배당금 40% 삭감

제이알글로벌리츠는 9월26일 주주총회를 열어 현금배당 등 안건을 의결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리츠의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 타워의 담보대출(7억2400만 유로)의 리파이낸싱(refinancing) 조건이었다. 제이알투자운용은 9월23일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선순위 대출은 LTV 45~58%, 금리는 유리보(Euribor) 3개월 금리 +가산 금리(1.6~3%), 만기는 3년으로 협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리보 3개월 변동금리는 3.48%, 고정금리는 2.258% 수준이어서 리파이낸싱이 이뤄지면 대출금리는 현재 1.05%에서 최소 5%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알투자운용의 2020년 자산 인수 당시 LTV는 60%였는데, 이를 낮추면 대출 원금을 일부 갚거나, LTV 50% 초과 대출에 대해서는 고금리를 물어야 한다. 이에 따라, LTV 50%까지만 대출을 받고, 초과분은 국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다.


제이알운용은 2020년 하반기부터 연간 약 380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최초 공모가(5000원) 대비 7.3~7.8%의 높은 배당율을 기록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연간 배당금이 230원으로 40%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아마존 유럽 물류센터 리파이낸싱 확정, but 배당금은 없다

이지스는 2019년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 3개국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를 5484억원(부대비용 포함시 5985억원)에 인수했다. LTV 60%로 선순위 담보 대출 3290억원 (약 1억6650만 유로 + 6715만 파운드)을 받았다. 금리는 영국 1.98%, 프랑스 0.9%, 스페인 1.1% 고정이었고, 당시 원-유로 환율은 1350원이었다. 

이지스글로벌공모부동산투자신탁 281호는 지난 19일 “대출금은 1억7325만 유로, 8300만 파운드로 늘었으며, 유로화 대출 금리는 3.175% + 유리보 3개월, 파운드 대출은 3.175% + SONIA (영국 은행의 단기대출 금리) 3개월”이라고 공시했다. 만기는 3년이며, 1년 연장 가능하다. 이 조건이면 대출금리는 6%가 넘는다.


이 펀드는 2023년 하반기 환헤지 비용(214억원) 마련 때문에, 2024년 상반기는 LTV 60% 초과로 배당금 유보(Cash Trap)에 걸린 상황이다. 이번 리파이낸싱으로 금융비용이 급증해 앞으로도 배당은 어려울 전망이다.


레버리지의 역습은 이미 시작됐다, 그나마 공실이 없으면 다행

제이알리츠, 이지스글로벌펀드 281호는 임대율이 100%로 임대수익에는 문제가 없는데, 이자비용이 급등하면서 크게 타격을 받은 것이다. 인수 당시 임대 수익률은 4~5%인데, 대출 금리가 1%여서 LTV 60%로 최대한 대출을 받으면 레버리지 수익률까지 합해 연간 6~7% 수익이 가능했다.


그런데 이제 대출 금리가 5~6%까지 올라가면서 임대 수익을 갉아먹어, 최종 수익률은 1~2%로 떨어진다. 여기에 달러, 유로 환율이 올라가는 환(換)리스크까지 겹치면 더 힘들어진다. 이지스 펀드 기준가는 644원 (9월25일 기준)으로 수익률은 -36%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제이알리츠, 이지스 아마존 물류센터 펀드는 공실률이 0%여서 간신히 임대 수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며 “공실이 발생하는 오피스는 임대 수익이 이자 비용보다 작아서 꼼짝없이 기한이익 상실(EOD)이 발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