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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증권 짓누르는 부동산PF, 해외 부동산 투자

중/후순위 PF 4327억원, 해외 부동산 1891억원 부담 시가총액 2400억 회사가 2000억 주주 배정 유상증자 하반기부터 부동산PF 과감히 정리해 현금 확보, 내년 신규 영업에 활용

2024-11-29 08:14:08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현대차증권이 시가총액의 80%에 이르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며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회사는 차세대 IT 원장 시스템 개편과 재무구조 개선, 자본확충을 통해 종합투자 금융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면에는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해외 부동산 투자의 잠재 부실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하반기 들어 자산 매각 및 대출금 회수 등을 통해 부동산PF를 적극 정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마련한 현금은 내년도 신규 영업활동에 사용할 계획이다.


부동산 PF 71%가 중/후순위…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화 가능성도 부담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에 따르면, 2024년 6월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부동산 금융 투자액은 1조509억원이며, 이중 부동산PF는 6095억원이다. 

부동산PF에서 브릿지 대출(토지담보 포함)은 1767억원(29%)이다. 한신평은 “경기도와 지방 사업장의 분양율이 저조하며, 브릿지 대출의 본PF 전환 불확실성도 높아 자산건전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PF 가운데 중/후순위는 71%(4327억원)를 차지하는데, 채권 변제 순위가 뒤로 밀려서 사업이 흔들리면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다. 


6월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요주의 이하 여신(1~3개월 연체)은 3341억원, 고정 이하(3개월 이상 연체)는 약 2000억원인데, 대부분 부동산 금융 관련이다. 현대차증권은 약 8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는데, 추가 부실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충당금 적립액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한신평은 또한 “해외 부동산 금융 투자는 1891억원이며, 건별 취급액이 2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오피스에 집중돼 있어 리스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 예로, 삼성SRA자산운용이 2019년 10월 설정한 ‘미국 뉴욕 195 Broadway’ 사모 부동산신탁에 회사 고유자금 200억원을 투자했는데, 손실률이 50%를 넘는다.


RCPS 775억원,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온다

현대차증권은 2019년 10월 운영자금 마련 목적으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상환 전환 우선주(RCPS) 1036억원을 발행했다. 배당률은 연 3.8%로, 당시 3년 만기 국고채 (평균 1.36%), A+ 회사채(1.98%)에 비해 높아서 인기가 많았다. RCPS는 2025년 상반기부터 상환 시기가 돌아오는데, 현재는 시장 금리가 많이 높아져서 투자자들이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RCPS 보통주 전환가격은 1만1000원인데, 2021년초 소위 ‘동학개미’ 열풍으로 주가가 1만5000원 수준까지 올라가면서 약 237만주가 보통주로 전환됐다. 이후 주가가 많이 떨어졌고, 이번에 예정된 유상증자 가격도 6640원에 불과해 보통주 전환 가능성이 거의 없다.


현대차증권은 유상증자 대금 2000억원 가운데 775억원은 남아 있는 RCPS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증권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지분율이 45%여서 유사시 그룹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번 유상증자도 현대차그룹이 책임지고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