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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점포, 부동산 가치 ‘뚝’ 떨어졌다

경쟁 입찰 가격이 매도 희망 가격의 80%에 불과 유경PSG자산운용, 홈플러스 펀드 만기 3년 연장 추진 선순위 대출 금리는 3.2%→ 6%, 배당률은 8%→4% 예상

2024-10-15 07:58:28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자리잡히면서 대형 마트 점포의 부동산으로서 투자 가치가 빠르게 식고 있다. 홈플러스 지방 3개 매장의 경쟁 입찰 가격이 매도 희망가의 8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매장을 허물고 아파트와 물류센터를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시켰으나, 투자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저금리 시대에 낮은 대출금리와 장기 임대차 계약을 보고 자산을 인수했으나, 고금리 시대를 맞아 자산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펀드 배당률도 반토막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경PSG자산운용, 홈플러스 점포 매각 흥행 실패하며 펀드 만기 연장 추진

유경PSG자산운용은 지난 5월 홈플러스 울산점, 구미 광평점, 시화점 3곳에 대한 투자설명서(IM)를 발송하며 매각을 추진했다. 내년 2월이 펀드 만기여서, 경쟁 입찰을 통해 9월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말까지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입찰 결과, 매수 희망가격이 매도 희망가격의 80%에 불과했다. 유경PSG자산운용은 매각 손실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이를 철회하고, 11월6일 수익자 총회를 열어 펀드 만기를 2028년 2월로 3년 연장하기로 했다.


유경PSG자산운용은 2020년 2월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를 통해 홈플러스 3개 매장을 부대 비용(206억원)을 포함, 총 3214억원에 인수했다. 펀드 설정 원본은 1043억원이며, 국민/대구/농협은행 등에서 선순위 대출 1650억원 (고정 금리 3.2%, 대출 취급 수수료 1.5% 별도)을 받았고, 이화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에서 후순위 대출 364억원(고정 금리 4.7%)을 받았다.


차입금 만기는 2025년 2월로 펀드 만기와 동일하다. 하지만, 내년 2월 대출 만기 연장시 금리가 대폭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프라임 오피스의 선순위 대출 금리가 5%대 초반에서 형성되고 있어, 대형 마트 점포 담보 대출은 6%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대형 마트 점포는 왜 인기가 없을까

유경PSG자산운용은 투자 설명서에서 용도 변경을 통해 주거 및 물류센터를 지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울산점은 준주거 지역, 제2종 일반 주거지역을 적용 받아 34평 기준 아파트 324세대, 구미 광평점은 아파트 365세대 건립이 가능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시화점은 연면적 159,391㎡ (약 48,215평), 지하 1층~지상8층 규모의 상온 물류센터 건립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홈플러스와 2040년까지 임대차 계약이 체결돼 있지만, 양측의 합의를 통해 조기에 매장을 철수하고, 수익성이 높은 용도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매력 포인트로 제시한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에 지속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오프라인 매장을 매각하며, 온라인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2월말 기준 운용 보고서에 따르면, 유경공모3호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8.37%이었으나, 유경PSG자산운용은 만기 연장 이후 배당률을 4%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대형 마트 점포를 조기 폐점하고 다른 용도로 개발할 수 있지만, 인.허가 리스크가 크고, 대출 금리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매수자 입장에서는 비싼 가격을 써 내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