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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대출금으로 시행사 인수하는 도덕적 해이

LS증권/현대건설 검찰 압수수색 타깃은 대전 탄방동 홈플러스 부지 개발 사업 브릿지론/PF 주선한 임원이 시행사 CB 싸게 매입해 500배에 매각 DB손해보험 2150억원, 현대건설 118억원 시행사에 대출

2024-10-22 08:29:41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검찰이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동산PF 비리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21일 집중적으로 압수수색을 당한 LS증권과 현대건설은 대전 서구 탄방동 홈플러스 부지 개발 사업에 관련돼 있다. 브릿지대출 및 부동산PF를 주선한 증권사 임원이 사업 시행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액면가에 인수한 후에, 이 시행사를 인수할 자산관리 회사(PM)에 500배에 매각해 개인적으로 이익을 취한 사안이다.


해당 부지에는 주거형 오피스텔이 들어설 예정인데,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해 분양이 제대로 이뤄질 지 불투명하다. 이 사안에 관련된 회사는 상현베스트개발, 에스와이앤파트너스, 베스트하우징코리아, 유알디앤씨이며, 2022-2023년 감사보고서와 2024년 1월 금융감독원의 '부동산PF 기획 검사 결과'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사안의 흐름을 재구성했다.


오피스텔 건축 인허가 앞두고 서둘러 이익 실현 나선 듯

시행사인 상현베스트개발(자본금 500만원)은 2020년 대전광역시 서구 탄방동 591, 592에 위치한 홈플러스 탄방점을 인수했다. 대전시는 2022년 대지면적 7247㎡에 지하 7층~지상 37층(최고 높이 120m) 4개동에 오피스텔 600실과 상가를 공급하는 건축 계획을 허가했다. 

 

인허가를 바탕으로 상현베스트개발은 2022년 DB손해보험에서 PF 대출 2150억원(금리 3.7%)을 받아, 기존 브릿지 대출 935억원을 모두 상환했다. 시공사로 참여한 현대건설은 2023년 이 회사에 운영자금 명목으로 118억원(금리 5%)을 빌려줬다. 브랜드는 ‘힐스테이트 둔산’으로 현재 상가 분양이 진행중이며, 2026년 10월 입주 예정인 오피스텔 일반 분양은 내년 초로 예정돼 있다. 


부동산 경기기 활황이던 2021년, 자산관리 회사로 급조된 베스트하우징코리아(자본금 1만원)가 등장해, 2022년 에스와이앤파트너스(자본금 100만원)가 보유한 상현베스트개발 지분 80%를 7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가운데 603억원은 자금난으로 취소됐다. 베스트하우징의 2022년말 현금잔액은 3170만원에 불과했다. 이에 상현베스트개발은 2022년 베스트하우징에 830억원(금리 3.6%)을 장기로 빌려준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등으로 사용돼야 할 PF대출금이 기업 M&A 자금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베스트하우징, PF 자금 대여받아 M&A 작업 마무리

2023년 베스트하우징은 빌린 돈 830억원으로 유모씨와 임모씨가 각각 50%씩 보유한 에스와이앤파트너스 지분을 6억원에, 유모씨가 보유한 상현베스트개발 지분 19.6%를 147억원에 인수했다. 또한, 에스와이앤파트너스 전환사채(CB)를 597억원에 인수했는데, 이 CB는 2022년 9900만원에 발행돼 유알디앤씨(자본금 1200원)가 인수한 것이다. 베스트하우징은 계약금 및 중도금을 지불했다. 2024년에 잔금을 지급했는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유알디앤씨는 탄방 홈플러스 부지 개발 사업의 브릿지 대출을 주선한 LS증권 임원 A씨의 지인이 대표 이사로 있는 관련 기업이다. 그리고 베스트하우징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이모씨가 유알디앤씨 지분도 50%를 갖고 있다. 이를 보면, A씨가 베스트하우징의 상현베스트개발 인수를 실질적으로 주도했고, 이 과정에서 CB 매각을 통해 개인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개발 업계 관계자는 “결국 DB손해보험의 PF 대출금이 시행사 인수대금으로 사용되며, 개인이 이익을 본 것으로 증권사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