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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부동산 PF 중심 대대적 인력 구조조정

계약직 임직원, 연말 계약 종료 방식으로 내보내 PF 경기 회복 불확실, 임직원 불법 행위 검찰 수사 등 겹쳐 여의도 Three IFC 5개 층 사용에서 3개 층으로 축소

2024-11-07 08:38:08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의 강자로 통하는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PF 부문 인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부동산 PF 시장이 내년에도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어렵고, PF 부문 임직원들의 비위 행위로 인해 회사의 평판 (Reputation)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무공간도 약 40% 축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계약직 임직원 연장 종료하는 형태로 인력 줄이기 나서

8일 부동산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11월 초부터 부동산 PF 부문을 중심으로 전사 차원의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메리츠는 계약직 임직원을 중심으로 연말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당자들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업계에서 계약직 임직원 비중이 가장 높다. 2024년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총 임직원 1514명 가운데 계약직이 922명(약 61%)을 차지할 정도다. 이는 메리츠증권이 철저한 성과주의와 이에 따른 보상 시스템을 추구하기 때문이며, 실적이 나빠지면 여지없이 계약이 종료되는 구조다.


메리츠증권은 2019년 6년 서울 여의도 Three IFC에 입주해 22, 24~27층 등 5개 층을 사용해왔다. 2024년말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데, 회사측은 지난 6월 사무실 이전 비용과 직원 만족도를 고려해 2029년말까지 계약을 5년 연장했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은 직원들에게 구조조정 결과를 통보하기 앞서, IFC 측에 5개 층 가운데 2개 층을 사용하지 않겠다며 반납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의 2024년 상반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501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13.2%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6개월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1367만원, 미등기 임원 37명은 평균 7억6211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 PF 시장 본격 회복 어렵다고 판단...검찰 수사로 훼손된 회사 평판 살리기 목적도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 PF 시장 규모가 크게 줄었고, 내년에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메리츠가 인력을 줄이는 것”이라며 “부실 사업장의 부지 공매도 지지부진해 부실채권(NPL) 시장이 예상만큼 커지지 않고 있어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메리츠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위기 상황이라며 인력 정리의 필요성을 말하지만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내년도 실적을 안심할 수 없어 선제적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력 구조조정의 다른 원인은 PF 부문 임직원의 검찰 수사로 회사의 평판이 손상된 점이다. 검찰은 올해 1월부터 메리츠증권 전현직 임직원들이 업무상 취득한 미공개 부동산 관련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으며, 10월에 임직원 7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회사의 평판을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받았던 사업 부문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다. 메리츠그룹은 2023년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전(前) 대표가 차명 투자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받자, 평판 리스크가 그룹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예 회사를 KCGI에 매각하며 손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