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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준형 신탁 부실 ’KB부동산신탁’, 강남서 양재로 본사 이전

본사 입주한 '강남N타워' 매각하며 양재로 사무실 이전 이사하는 빌딩은 'KB라이프타워'...양재역과 강남역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 본사 이전으로 연간 15억 원 가량 임대료 절감 기대

2024-11-15 08:23:54이현중hj.lee@corebeat.co.kr

KB부동산신탁, 'KB라이프타워'로 본사 이전 추진

KB부동산신탁이 본사를 강남N타워에서 KB라이프타워로 이전한다. '책임준공 확약형(책준형) 신탁' 사업에서 발생한 막대한 부실로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인 만큼,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한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현재 사용 중인 강남N타워의 매각을 추진하고, 본사는 양재에 위치한 KB라이프타워로 이전할 계획이다. 강남N타워는 2018년 KB부동산신탁이 '케이비강남오피스제1호 리츠'를 통해 4860억 원에 매입한 건물로, 강남구 테헤란로 중심에 위치해 있다. 이 건물의 5개 층을 KB부동산신탁이 본사로 사용하고 있으며, 강남역과 역삼역이 가깝다. 


하지만 본사가 이전할 KB라이프타워는 양재역과 강남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으로, KB라이프생명보험이 보유한 자산이다. 양재 지역은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아, KB부동산신탁은 본사 이전을 통해 임대료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강남N타워의 임대료 수준은 실질임대료(E. NOC) 기준으로 평당 40만원 대인 반면 KB라이프타워는 25~26만원대로 약 15만 원정도 싸다. KB부동산 신탁의 강남N타워 임대 면적이 전용 기준 약 1000평 정도로 본사 이전에 따른 임대료 절감 효과는 연간 15억 원대 수준이다. 


한편, KB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여의도로 집결하고 있는 가운데, KB부동산신탁의 강남에서 양재로의 이전은 다소 상반된 방향으로 해석된다. 특히, KB국민카드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여의도로 이전하며 '여의도 시대'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KB부동산신탁은 사실상 강남에서 양재로 주요 업무 지구에서 더 멀어지는 모습이다.  


상반기 영업손실 1122억원... 전년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서

KB부동산신탁은 올해 9월 말 KB금융지주로부터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이는 지난 6월 발행된 1500억원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에 이어진 추가 지원으로, 급증하는 부실을 해결하기 위한 긴급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책준형 신탁 사업의 주요 고객이 신용도가 낮은 중소형 건설사들인 만큼, 향후 손실 규모가 더 확대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2024년 상반기 영업손실 11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474억원의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전환했다. 부진한 실적의 주요 원인은 부실 사업장에서 발생한 대출 채권 손실 처리 및 자산 건전성 악화로 인한 대규모 충당금 전입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KB부동산신탁이 강남에서 양재로 본사를 이전하는 것은 부실이 급증한 결과로, 회사의 경영에 대한 압박이 상당히 커졌다는 신호"라며, "특히 책준형 신탁사업의 부실이 확대되면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