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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강남N타워 인수에 파격적 조건 셰어딜 진행

자본금 1960억 → 3000억, 절반 직접 투자 사무실 공실 책임 떠안고, 강남 최고 수준 임대료 제시

2025-02-13 08:34:00황재성js.hwang@corebeat.co.kr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강남N타워를 셰어딜(Share Deal) 방식으로 인수하면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거래대금 (6800억 원 추정)의 22%가량을 보통주 및 우선주에 투자하고, 사무실 공실 방지와 강남 최고 수준인 45만 원(3.3㎡ 기준)의 실질임대료(E.NOC)를 보장하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12일 강남N타워에 대한 공개 매각계획을 철회하고, 빗썸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거래가는 3.3㎡ 당 4400만 원 수준. 연면적(5만 1126㎡·1만 5466평)으로 환산하면 6800억 원가량이다.


매매는 셰어딜 방식으로 진행된다. 부동산을 사고파는 대신 해당 물건을 보유한 회사(‘KB강남오피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지분을 매매하는 형태이다. 이를 통해 빗썸은 거래대금의 4.6%(312억 8000만 원)에 해당하는 부동산 취득세를 절감할 수 있다. 기존 투자자는 매각 차익과 함께 우량 자산에 재투자할 수 있는 기획를 얻을 수 있다. 


빗썸은 이를 위해 3000억 원은 자본금으로, 나머지 3800억 원은 대출로 각각 조달하기로 했다. 이 경우 회사의 총 납입 자본금은 1960억 원(2024년 8월 말 기준)에서 53% 이상 늘어난다. 빗썸은 자본금의 절반인 1500억 원을 보통주 및 우선주에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는 기존 투자자의 지분 재조정과 신규 투자자 확보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KB부동산신탁이 2018년 만든 KB강남오피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주요 주주는 군인공제회(지분율·18.33%) 국민은행(신탁 형태, 30.61%) 신한은행(신탁 형태, 15.31%) 새마을금고중앙회(12.24%)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출금도 기존 2900억 원(연 2.60% 조건)에서 900억 원(31%)이 늘어난다. 금리도 최근 시중 금리 등을 고려할 때 4% 초반대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빗썸은 또 인수 조건으로 사무실 공실 발생 부담도 떠안기로 했다. 이를 위해 KB부동산신탁이 서초구 양재동 KB라이프타워로 이전하면서 생기는 빈자리로 본사를 옮기기로 했다. 


빗썸이 부담할 실질 임대료도 강남 일대 최고 수준인 45만 원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 강남N타워의 실질 임대료(40만 원)보다 12.5% 높은 것이다.


강남N타워는 지하 7층~지상 24층에 연면적이 5만㎡가 넘는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이다. 인근에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의 환승역인 강남역과 지하철 2호선 역삼역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한편 KB부동산신탁은 강남N타워를 2018년 역삼PFV로부터 4860억 원에 인수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1940억 원의 매매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