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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 ‘저온물류’...상온 전환 비용 최소 평당 50만원

10곳 중 4곳이 공실 '저온 물류센터' … '상온 전환' 공실 해소 대안 부각 성공 사례 ‘이지스자산운용 분당 야탑 물류센터 인수’… 쿠팡 있어 가능 임차인 확보와 공사비 관리가 상온 전환 성공의 핵심

2024-11-20 08:31:18이현중hj.lee@corebeat.co.kr

저온 물류센터의 심각한 공실 문제 해결 대안으로 상온 물류로 전환이 떠오르고 있지만, 공사비와 임차인 확보와 관련된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일부 시공사들이 계약을 수주하기 위해 공사비를 낮게 제시해 수주한 후에 설계 변경 등으로 공사비를 늘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안정적인 임차인을 확보하지 않고 상온 전환을 할 경우 공실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수 있다.   

김포, 파주, 고양 등 서북권 저온 물류센터 공실률 67.6%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공실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온 물류센터의 부실채권(NPL) 거래가 증가하는 가운데, 저온 물류센터를 상온으로 용도 변경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저온 물류센터의 공실 문제는 심각하다. 젠스타메이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기준, 저온 물류센터 평균 공실률은 41.7%다. 알스퀘어가 집계한 상반기 자료를 보면 서북권인 김포, 파주, 고양의 공실률은 67.6%, 서부권인 인천, 시흥, 광명, 안산은 66.9%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돈다.  


저온물류센터의 높은 공실률 원인은 과도한 공급에 있다. 물류센터 투자가 집중되며 개발 비용이 급등한 가운데, 상온에 비해 임대료가 두배 높은 저온 물류센터로 투자자들이 몰렸다. 그러나 저온 화물은 상온 화물에 비해 부피가 작고, 신선식품 등 유통 기한이 짧은 특성으로 보관 시간이 매우 짧다. 필요한 임대 면적이 적기 때문에 공급 과잉 상태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상온 물류센터는 여전히 임대인 우위로 A급 상온 물류센터는 꾸준한 수요가 있다. 저온 물류센터를 상온으로 전환할 경우 임대료가 저온에 비해 낮아지지만, 공실로 남아 있는 것보다는 더 나은 대안이라는 평가다. 


현재 일부 개발 중인 물류센터는 설계 변경을 통해 저온센터를 상온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미 준공된 물류센터에서도 저온에서 상온으로 용도 변경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준공 후 임차인을 찾지 못하다 공매로 나온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물류센터는 성공적인 전환 사례다. 여러 차례 유찰 끝에 이지스자산운용이 낙찰 받았고, 쿠팡을 임차인으로 유치해 상온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쿠팡과 자회사가 전 층을 임차하며, 쿠팡투자금 1000억 원까지 유치했다.



저온→상온 전환 리스크는 무엇?

저온에서 상온 전환은 비용과 기간 면에서 리스크가 있다. 공사비는 평당 약 45만~50만원 정도가 들며, 설계와 연면적에 따라 달라지지만 공사 기간은 약 8개월이다. 최근 일부 시공사들이 수주를 위해 공사비를 낮게 제시하고, 이후 설계 변경 등을 통해 추가 비용을 청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 금융 비용도 늘어나 예상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리스크는 임차인 확보다. 저온창고는 통상 높이가 8미터 인데 상온창고의 경우 적재의 효율성 등을 감안해 최소한 11미터가 표준으로 알려져 있다. 저온창고를 상온창고로 변경하더라도 높이는 높일 수 없어 이 부분이 임차인을 확보하는데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상온 전환에는 공사비, 공사 기간, 임차인 확보 등 여러 리스크를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면서 “특히, 신속하게 적합한 임차인을 확보하고, 예상보다 증가할 수 있는 비용 부담을 사전 대비하는 것이 사업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