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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물류, 주거… 한국 부동산 적극 공략하는 CPPIB

콘코디언 매각으로 오피스 정리한 뒤 타 분야 투자 확대 데이터센터 펀드에 1조, 물류 크레딧펀드에 5000억 투자 주거 분야 1조 원 투자

2024-11-20 08:44:16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지난해 콘코디언 빌딩을 매각하며 오피스 투자를 정리한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가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주거 등 전방위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캐나다 국민연금(CPP)을 운용하는 독립기구인 CPPIB는 자산 규모로 세계 6위의 연기금이다.


20일 부동산 투자업계에 따르면 CPPIB는 최근 퍼시픽자산운용이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해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에 1조 원을 투자하기로 약정했다. 퍼시픽자산운용은 주로 수도권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에 자본투자와 대출투자를 하는데 이 펀드 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CPPIB는 2022년 퍼시픽자산운용의 용인 죽전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한 바 있는데, 투자 성과에 좋아 규모를 키워 다시 투자한 것이다. 총 사업비가 1조4000억 원에 이르는 죽전 데이터센터는 지하 4층~지상 4층 연면적 9만9070㎡(약 3만평) 규모의 대형 자산이다. CPPIB는 이 사업에 신한투자증권과 함께 약 2800억 원을 투자했다. 내년 완공 예정인 이 데이터센터에는 아마존이 임차를 들어올 예정이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초 아마존은 퍼시픽운용 데이터센터 인근에 다우기술이 건설을 추진하던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주민들의 민원으로 좌초되면서 퍼시픽운용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아마존은 시장 임대료보다 40% 높은 금액에 들어오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글로벌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글로벌 큰 손들이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분야다.

CPPIB는 주거 분야에 대한 투자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 CPPIB는 미국계 TPG안젤로고든이 조성한 크레딧펀드에 약 5000억 원을 투자했다. 또 주거 분야 자산의 에쿼티에 5000억 원을 추가 투자하기 위해 사업 파트너를 물색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를 위해서는 국내 최대 물류투자회사인 ESR켄달스퀘어의 크레딧펀드에 5000억 원의 자금을 댔다. 


CPPIB는 이에 앞서 네덜란드 연기금 APG와 함께 ESR켄달스퀘어의 물류센터 개발펀드에 2018년 5억 달러, 2020년 10억 달러, 2021년 10억 달러 등 총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CPPIB는 2013년 송파구 신천동 삼성SDS타워에 1260억 원을 투자하면서 국내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삼성SRA자산운용이 당시 재향군인회가 건설중인 ‘잠실 향군타워 B동’을 인수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에 지분 50%를 투자한 것이다. 삼성SDS는 이 건물을 신사옥으로 사용하기 위해 임대차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삼성SRA자산운용은 2014년 준공된 삼성SDS타워를 3900억 원에 인수한 뒤 2019년 6280억 원에 매각했다.


2015년에는 JR투자운용이 약 2850억 원에 신도림 디큐브시티 백화점을 인수할 때 50%의 자금을 댔다. 나머지 50%의 투자자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이었다. JR투자운용은 2020년 3월 디큐브시티 백화점을 퍼시픽투자운용-신한투자증권에 약 2500억원에 매각했다. 이 거래는 CPPIB가 국내 부동산 투자를 통해 손해를 본 유일한 거래로 알려져 있다.


2018년엔 GIC와 절반씩 자금을 대 독일계 DWS자산운용을 통해 콘코디언 빌딩을 4180억 원에 인수했다. 콘코디언 빌딩은 작년 4월 마스턴투자운용에 약 6800억 원에 매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