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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허가 지연되는 이지스 부산 해운대구 장산역 주상복합 개발

제2종 일반주거→준주거 2단계 종상향 추진에 반대 여론 거세 이지스, 인허가 지연으로 브릿지론 2550억원 만기 1년 연장 부산시, 사업자의 기부 채납 금액 상향 조정 검토

2024-12-10 08:53:20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이지스자산운용(이하 이지스)이 부산 해운대구 중동 인근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주상복합 개발 사업의 인허가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개발 사업에서 난이도가 높은 2단계 종(種)상향을 추진하면서, 사업자의 특혜 논란과 인근 주민 반발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지스는 기존 브릿지 대출금 만기를 1년 연장하며 인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는 주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기부 채납 금액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2025년 조기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교체가 예상되고 있어,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출신 단체장들의 행정 장악력이 위축될 수 있다. 


이지스, 종상향 전제로 44층 주상 복합 개발 추진

이지스는 2022년 11월 부산 해운대구 중동 256-6 일대에 주상 복합 개발을 위해 해운대센트럴PFV를 설립했다. 자본금 85억 가운데 ‘이지스 해운대 일반사모 부동산 투자신탁1호’가 70억원을 투자해 최대 주주이며, 후순위로 PFV에 353억원(금리 연 20%. 2028년1월 만기)을 빌려줬다. 토지 매입은 2023년말까지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동시에 부산시와 해운대구청의 인허가 절차를 밟았다. 


부산시는 2월말 해운대구 중동 193번지 일대 16,851㎡(약 5100평)을 ‘장산역1 준주거복합 지구단위계획’을 공고했고, 이 가운데 9,998 ㎡(약 3026평)을 제2종 일반 주거지역에서 준주거 지역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준주거지역은 용적률 672%, 높이 165m 이하가 적용돼 초고층 주상복합 건축이 가능해진다. 이지스는 이를 근거로 지하 5층~지상 44층 공동 주택 559가구와 상가를 건축해 분양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종상향에 따른 토지가치 상승분을 242억원으로 추정하고, 사업자인 PFV는 공공 청사 및 공공임대 주택 설치에 261억원을 납부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 종상향에 따른 특혜 논란, 인근 주민 반발 거세져

해운대구 의회는 지난 3월 “인접 지역이 2단계 이상 용도 변경을 한 곳이 없는데, 현재 밭으로 돼 있는 사업 예정지만 2단계 종상향을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며 부산시의 지구단위 구역 지정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에 올해 9월 지구단위계획 심의가 진행됐으나 기부 채납과 인근 지역 주민 대책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확정되지 않았다.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면서 이지스는 11월에 기존 브릿지대출 2200억원을 2550억원으로 늘려서 만기를 1년 연장했다.

우선은 토지 가치 상승분에 대한 이견이다. 사업 예정지 인근 제2종 일반 주거지역의 공시지가는 ㎡당 300만원 수준인데, 준주거 지역은 5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토지거래 시가는 공시 지가의 3배 수준이다. 준주거 지역으로 상향되는 면적(9,998㎡)을 감안하면 공시 지가 상승분만 200억원에 가까워, 종상향에 따른 토지 가치 상승분을 242억원으로 추정한 것은 너무 낮다는 지적이다.


두번째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다. 인근 아파트는 최고 25층인데, 49층 주상복합이 들어서면 조망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이면에는 자신들의 아파트 재건축 용적률도 최대 670%로 높여 달라는 요구가 강하다.

부산시는 사업자의 기부 채납 금액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개발 사업을 통해 30년 이상 슬럼화가 된 부지를 개발해 상실된 도심 기능을 회복하는데 의의가 있다"며 "주민들과 소통과 상생을 거쳐 지역의 랜드마크를 건설해 지역 경제 발전에 일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가 2종 주거에서, 3종 주거를 건너뛰고 준주거로 종상향하는 것은 매우 드물어서, 지역사회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지스가 부산시와 구청, 지역 주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