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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그룹 오너 2세 기업, 효제동 개발 사업 선순위 대출 20% 할인 인수

코스닥 상장사 주요 주주인 제이피어반디, 진원그룹 박중양 회장의 자녀가 대주주 이지스의 좌초된 종로구 효제동 주거형 오피스텔 개발 사업장 대출금 대상 2순위 채권자가 선순위 대출 전액 인수해 단독 대주단 지위 확보

2024-12-05 08:29:21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이지스자산운용 (이하 이지스)이 서울 종로구 효제동에서 주거형 오피스텔 개발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프로젝트에서, 2순위 채권자가 1순위 대출금을 20% 할인해서 인수했다. 선순위 대주단이 손실을 보고 대출금을 매각한 것이어서,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실채권 (NPL) 시장이 조금씩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인공은 코스닥상장 기업인 SCI평가정보를 계열사로 갖고 있는 진원그룹이다. 대우건설 출신의 박중양 회장은 자녀들에게 증여와 상속 목적으로 설립한 부동산 시행사를 통해 자산운용, 캐피탈 등 작지만 다양한 금융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지스, 주거형 오피스텔 개발 시도했으나 실패

이지스는 서울 종로구 효제동 315-1, 6 일대 (대지 면적 1,800㎡)에 주거형 오피스텔과 근린 생활시설을 짓기 위해 2020년 8월 효제아트PFV를 설립했다. 서울시 창의혁신 디자인 시범사업에 선정돼 연면적 2만5456㎡, 지하 7층~지상 21층 규모의 건축 허가도 받았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사업성이 떨어지고, 시공사 선정에도 실패하면서 2023년 8월 기한이익 상실(EOD)이 발생해 사업 부지는 공매에 넘어갔다. 2023년 9월 최저 입찰가 1042억원에 공매를 시작했으나 주인을 찾지 못했다. 2024년 2월, 5월, 9월 공매도 모두 유찰됐다.


2023년말 기준 PFV 단기차입금은 새마을금고 317억원, 저축은행권 173억원, 수협은행 10억원 등 500억원과 제이피어반디 (옛 다온도시개발) 39억원이다. 제이피어반디는 진원그룹 박중양 회장의 자녀 2명이 대주주인 부동산 시행사이며, 공동 사업자 지위로 39억원을 빌려줬다. 1995년 설립된 제이피어반디는 2021년부터 서울 중구 을지로 5가 99번지 일대에서 고급 오피스텔(남산 푸르지오 빌라드)을 개발해 분양한 바 있다. 


제이피어반디, 올해 4~9월 선순위 대출금 전액 인수

이 회사는 2024년 4~9월 순차적으로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의 선순위 대출금 500억원을 약 20% 할인한 400억~420억원에 매수해 단독 채권자 지위를 확보했다. 다만, 제이피어반디는 법률상 대부업체로 등록돼 있지 않아서, 대출금 인수는 우회적으로 이뤄졌다.


특이하게 제이피어반디는 2024년 10월 1회차 800억원, 5회차 585억원을 최저 입찰가로 제시하며 공매를 진행했다. 선순위 대출금 할인 매입과 자신들의 기존 대출금을 합하면 450억원 안팎인데, 공매에 성공하면 부실 사업장의 원금 회수는 물론 20% 수익이 생긴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공매는 11월14일 최종 유찰됐다.


제이피어반디는 부지 근처에 서울대 병원이 위치해 있어, 이제 시니어 하우징(senior housing) 건축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추진 여부는 미지수다.


한편 제이피어반디는 제이원홀딩스를 지주회사로 두고, 자산운용과 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2024년 4월 진원홀딩스컴퍼니로부터 SCI평가정보 지분을 추가 인수해 사실상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