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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건설, 거제시 사업장에서 687억 대위변제

시행사에 보증섰다가 채무 떠안아 올 1~9월 DL건설 영업이익의 4.7배 올해 DL건설 마진율 0.8% 불과...재무 상황에 부담될 듯

2024-12-13 08:35:35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DL건설이 경남 거제시에서 시공사로 참여한 정비사업의 시행사가 진 빚 687억 원을 대위변제했다고 밝혔다.


DL건설은 프로젝트를 직접 시행한 뒤 완공 후 이를 회수할 계획이지만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46억 원에 불과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부동산 개발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6일 ‘경남 거제시 군사대체시설 기부채납 및 양여사업 관련 자금보충 확약이행에 따라 원채무자인 삼호시트론시티의 채무 687억 원을 지난달 29일 대위변제했다’고 공시했다.


삼호시트론시티는 군 부대 부지였던 거제시 양정동 825-4 일원 6만9460m²(약 2만1000평)를 대물로 이전 받아 아파트를 짓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아직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 받지 못했고, 그 사이 IBK캐피탈로부터 빌린 채무가 만기가 돌아왔다. 삼호시트론시티가 이를 상환하지 못해 지급보증을 선 DL건설이 대신 원리금을 상환하고 사업권을 넘겨받은 것이다.

문제는 DL건설이 대위변제한 687억 원은 DL건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규모라는 점이다.


DL건설(옛 대림건설)은 DL이앤씨의 100% 자회사로, DL이앤씨의 주택브랜드인 e편한세상을 공유하면서 주택건축 분야 위주의 사업을 영위해왔다. 특히 DL이앤씨보다 인건비 등 원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빌라 밀집 지역을 묶어서 재개발하는 모아타운이나 소규모 정비사업을 수주해 매출을 키웠다.


DL건설은 주택건축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디벨로퍼로 사업구조를 전환한다는 목표 아래 2021년에는 디벨로퍼팀을 신설하고 디벨로퍼 프로젝트 발굴에 역량을 쏟아왔다.


이에 따라 최근 DL의 매출은 급증해 왔지만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공사비 증가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왔다.

DL건설의 매출은 1~9월 기준 2022년 1조2663억 원, 2023년 1조7079억 원, 올해 1조8387억 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2년 509억 원, 2023년 490억 원, 올해 146억 원 등으로 갈수록 쪼그라들었다. 22년 4.0%이었던 마진율은 23년 2.9%으로 떨어지더니 올해에는 0.8%로 급락했다.


DL건설이 거제시에서 대위변제한 금액은 올해 9월까지 벌어들인 금액의 4배가 넘는 규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부동산 경기 흐름은 시공사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사업장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며 “2, 3개 사업장에서 수백억 원씩 손해를 보게 되면 1군 건설업체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